‘꽝’으로 끝난 강동희 복권

‘꽝’으로 끝난 강동희 복권

최병규 기자
입력 2021-06-15 22:36
수정 2021-06-16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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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강 전 감독 제명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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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승부 조작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어 집행 절차를 받고 있는 강동희 전 감독의 모습. 연합뉴스
2013년 3월 승부 조작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어 집행 절차를 받고 있는 강동희 전 감독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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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으로 국내 농구계에서 영구 퇴출당했던 강동희(55) 전 원주 동부(현 원주 DB) 감독의 복권 시도가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났다.

●KBL “앞으로 이 사안 재논의 없을 것”

KBL은 15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어 강 전 감독의 제명 처분 해제 건을 심의한 뒤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정위는 “강 전 감독이 국가대표 선수로서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국위선양에 기여한 점, 징계 후 지속적으로 재능 기부 및 봉사 활동에 힘을 쏟는 한편 부정 방지 강사로 활동하며 후배 선수를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스포츠 환경 조성이 더 시급해 본 안건을 기각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KBL은 또 “앞으로 이 사안에 대해 재논의하지 않겠다는 게 KBL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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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연 한국농구연맹(KBL) 재정위원장이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된 강동희 전 감독에 대한 재심을 위해 15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재정위원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조승연 한국농구연맹(KBL) 재정위원장이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된 강동희 전 감독에 대한 재심을 위해 15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재정위원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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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들이 ‘사면’ 백방으로 뛰었지만…

재정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무려 4시간에 걸친 난상토론을 거쳐 강 전 감독의 제명 징계 처분 해제를 없던 일로 만들었다.

당초 재정위 일정이 공개되자 KBL이 강 전 감독을 사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방열 전 대한민국농구협회장도 징계 해제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기 말인 이정대 총재가 이 문제를 풀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9개 구단 감독의 탄원 서명을 직접 받았다는 서울 SK 전희철 감독은 “동희형과는 대표팀 시절 같은 방을 쓸 정도로 친하고 인품을 잘 아는 터라 발 벗고 탄원서 서명을 받았다”며 “멍에를 벗을 줄 알았는데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강 전 감독은 2011년 2~3월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브로커로부터 4700만원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받고 KBL에서 영구 제명 처분됐다.

강 전 감독은 형기를 채운 뒤 프로스포츠협회 부정방지 교육 강사 활동 등으로 속죄의 세월을 보냈다. 전 감독은 “강 전 감독이 명예회복 의지를 보인 건 농구를 하는 고등학생, 중학생 두 아들 때문이라고 하더라”는 말도 보탰다. 실제로 강 전 감독은 징계가 해제되더라도 지도자로 코트에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었다.

●학폭 논란 와중 ‘긁어 부스럼’ 우려한 듯

KBL이 고심 끝에 재심 요청을 기각한 것은 농구팬 사이에 ‘승부조작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는 반발을 의식한 결과다. KBL이 학폭 논란 등이 채 가시지 않은 국내 스포츠계에 또 다른 시빗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시선도 부담이었다. 결국 KBL이 강 전 감독 구하려다 오히려 상처만 더 깊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21-06-1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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