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지성! 유쾌했던 ‘빗속 이별’

아듀 지성! 유쾌했던 ‘빗속 이별’

입력 2014-07-26 00:00
수정 2014-07-26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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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올스타전 ‘화끈했던 잔치’

‘캡틴’ 박지성(33)의 선수 인생 마지막 경기는 유쾌했다.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올스타인 ‘팀 K리그’와, 박지성과 인연이 깊은 이들로 구성된 ‘팀 박지성’의 2014 K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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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에서 ‘팀 박지성’의 박지성(위)이 골을 터뜨리자 동료들이 그를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에서 ‘팀 박지성’의 박지성(위)이 골을 터뜨리자 동료들이 그를 헹가래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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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 하프타임 때 박지성(왼쪽)이 이영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이근호(오른쪽) 등과 릴레이 경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스타전 하프타임 때 박지성(왼쪽)이 이영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이근호(오른쪽) 등과 릴레이 경주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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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오른쪽)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수건을 함께 뒤집어쓰고 키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성(오른쪽)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수건을 함께 뒤집어쓰고 키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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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 경기 도중 주심으로 나선 최용수(가운데) 서울 감독이 임상협에게 경고를 주고 있다. 최승섭 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올스타전 경기 도중 주심으로 나선 최용수(가운데) 서울 감독이 임상협에게 경고를 주고 있다.
최승섭 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박지성은 주장으로 선발 출전해 전반 30분에 교체됐지만 후반 초반 다시 ‘깜짝’ 등장했다. 58분 동안 영광스러운 한국 축구의 산증인들, K리그 스타들과 즐겁게 뛰어다녔다. 경기 시작 전 가장 큰 목소리로 호명된 박지성은 전반전 주인공이었다.

순간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언제까지나 지치지 않을 것 같던 체력은 다소 약해진 듯했다. 그러나 유럽 무대를 매료시켰던 볼터치와 감각적인 패스는 여전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공이 오면 빠른 판단과 간결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골도 넣었고 소원대로 경기 최우수선수에도 뽑혔다.

폭우가 쏟아졌지만 역대 올스타전 5번째인 5만 113명의 팬이 경기장을 찾아 박지성을 연호했다.

두 팀의 지휘봉은 각각 황선홍 포항 감독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잡았다. 양 팀 통틀어 무려 12골이 터졌다. 6-6 무승부. 그러나 승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터진 골만큼 다양하고 유쾌한 세리머니가 더 진한 감동과 추억을 선사했다.

결혼을 이틀 앞둔 박지성을 위해 ‘팀 박지성’ 선수들은 ‘부케 세리머니’를 펼쳤고 브라질월드컵 첫 골의 주인공 이근호(상주)는 러시아전 득점 장면을 재현해 즐거움을 줬다. 정대세(수원)의 골 뒤에는 선수들이 다 같이 하트를 그렸고 강수일(포항)은 다문화 사회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는 속옷 세리머니를 펼쳤다.

주심 하석주 감독은 전반 27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기다렸다는 듯 박지성에게 옐로카드를 날렸고 ‘팀 K리그’ 골키퍼 김승규(울산)는 키커로 나서 골망을 흔들었다.

김병지(전남)는 왕년의 버릇대로 페널티박스를 뛰쳐나가 드리블을 시도했다. 김병지는 2001년 파라과이와의 A매치에서 페널티 지역을 벗어난 돌출 플레이로 히딩크 당시 대표팀 감독의 눈에서 벗어난 쓰라린 과거가 있다. 히딩크 감독은 경기 뒤 “김병지를 교체하지 않기 위해 참아야 했다”며 능청을 떨었다.

후반 18분에 골을 터뜨린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 같이 수건을 뒤집어쓰며 기쁨을 나눴다.

해설위원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이영표는 진지했다. 전반 내내 축제에 어울리지 않게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후반, 기다렸던 박지성의 골이 터지자 현영민(전남)과 함께 특유의 ‘헛다리짚기’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히딩크 감독은 “황선홍, 박지성 등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이들은 높은 수준의 축구가 뭔지 알고 있다”면서 “새로운 한국 축구를 위해 일익을 담당하는 이들을 만나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비가 오는데도 많이 찾아온 팬들을 보면서 큰 책임감을 느꼈다”면서 “후반기에 좋은 축구,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4-07-2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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