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 김병지 K리그 700경기 -1
‘살아 있는 전설’ 김병지(45·전남)가 또 하나의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1992년 데뷔한 김병지가 오는 26일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그라운드에 나서면 사상 처음으로 700경기 출전의 대기록을 세운다. 사진은 김병지가 경기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등번호 700번을 새긴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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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했던 김병지는 23년여 만에 전무후무할 기록을 작성한다. 그 오랜 세월 매년 31경기 이상 꾸준히 뛰어야 가능한 업적이다.
현 소속팀의 노상래 감독, 김태영 수석코치와 1970년생 동갑이지만 실력이 받쳐주지 못했다면 그렇게 계속 골문을 지키는 건 어림도 없었을 것이다. 2012년 경남 시절 37경기를 뛰어 경기당 1.19실점, 전남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듬해 36경기에서 경기당 1.17실점, 그리고 지난해 38경기에 나서 1.39의 경기당 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20경기에 나와 무실점 7경기, 선방 43차례, 21실점으로 경기당 1.05실점을 기록하며 관록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22라운드까지 699경기에 나서 경기당 평균 1.06실점이란 놀라운 능력을 선보였다.
K리그 최다 출장과 최고령 출전 기록 역시 매번 그의 몫이다. 지난해 11월 22일 상주와의 경기에 나서면서 44세 7개월 14일로 신의손이 보유했던 최고령 출전 기록도 고쳐 썼다. 지난 1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통해 최다 출전(16회) 기록도 경신했다. 등에 ‘700’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풀타임을 뛰며 대기록 달성을 미리 자축했다.
지난 22일 울산현대미포조선과의 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도 무실점으로 버텨 팀의 1-0 승리와 4강행에 힘을 보탰다. 대회 통산 38경기째 출전, 노병준(대구FC·37회)을 제치고 최다 출전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병지는 이날도 여전히 후배들의 실수를 지적하며 펄펄 뛰는 것은 물론, 기가 꺾인 후배들을 독려하기 위해 손뼉을 마주쳐 지켜보는 많은 팬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는 700번째 경기 출전에 대해 “많이들 관심을 갖는데 개인적으로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팀의 승리가 중요하고, 팀이 진다면 기쁨이 반감될 것”이라면서 “출전 경기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FA컵 우승이나 K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5-07-24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