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었다. 그 아빠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대표팀 미드필더를 지낸 폴 스콜스란 점이었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으로만 66경기에 나섰고 11차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두 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한 그에게 분명 11부 리그는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지만 스콜스는 마크 하워드 감독의 뜻을 좇아 운동화 끈을 질끈 맸다.
하워드 감독은 “시니어 선수 가운데 8~9명을 잃어버렸고 폴은 아들 애런이 뛰고 있는 우리 팀의 선수가 부족하다면 기꺼이 돕겠다고 얘기했다”며 “리그에도 대단한 일이다. 그는 주위에 있던 이들의 수준을 10~15% 정도 끌어올리게 했고, 상대 선수들은 스콜스 앞에서 바보처럼 보이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로이턴 구단의 개리 리밍 회장은 “보통 이런 게임에는 40~50명이 찾는데 스콜스가 나선다는 입소문이 나 훨씬 많은 사람이 찾았다”며 “스탁포트 조지안스도 주차장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거의 등뼈만 남은 상태였는데 그는 43세였지만 마술 지휘봉을 여전히 갖고 있었다. 우리에겐 진짜 환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언론의 관심도 많이 끌게 해줬고 이따금 자신들과 함께 훈련했지만 여전히 훌륭한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스콜스가 열심히 수비에 힘을 보탰지만 로이턴은 0-1로 져 리그 4위를 유지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