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여자 신인 드래프트 V리그 출범 이래 가장 잔인한 해로 기억될듯

20~21 여자 신인 드래프트 V리그 출범 이래 가장 잔인한 해로 기억될듯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0-09-22 16:16
수정 2020-09-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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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여고 센터 오세연이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 드래프트에서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으로부터 2라운드 6순위(전체 12순위)로 지명된 뒤 울먹거리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네이버 중계방송 화면 캡쳐
중앙여고 센터 오세연이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 드래프트에서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으로부터 2라운드 6순위(전체 12순위)로 지명된 뒤 울먹거리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네이버 중계방송 화면 캡쳐
2020~2021 시즌 여자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는 V리그 출범 이래 역대 가장 슬픈 드래프트로 기억될 전망이다.

6개 프로 구단 감독들은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 3층 베르사유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 드래프트 30번의 지명 기회 가운데 지명 포기를 뜻하는 ‘패스’를 17번 외쳤다.

10여년 간의 배구 인생의 결실을 맺는 이 자리는 아직 고3인 선수들에게 잔인하리만큼 냉정했다. GS칼텍스에 2라운드 6순위(전체 12순위)로 지명된 센터 오세연(중앙여고)은 이호근 아나운서와의 인터뷰 내내 눈물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총 15개 학교 39명의 선수 중 단 13명(33%)만이 프로 입단의 꿈을 이뤘다. 최근 10년 간 가장 적게 지명된 해(2012년, 2016년, 2017년)에도 지명 신인이 16명 밑으로 내려간 적은 없었다. V리그 출범 이래 가장 적은 선수가 지명된 06~07시즌에도 24명 중 11명(45.8%)이 지명돼 ‘취업률’이 30%대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선수들이 기량을 선보일 기회가 예년에 비해 훨씬 적었다. 지난 19~20일 한 명이라도 더 선수들을 보내려는 선수 35명 부모가 합심해 비공식 트라이아웃을 열기도 했다.
2020~2021 시즌 KOVO 여자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한 제천여고 김지원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2020~2021 시즌 KOVO 여자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한 제천여고 김지원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지난 시즌 2위 GS칼텍스가 4% 확률로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얻는 행운을 잡았다. 이소영·강소휘 등 팀 내 우수 레프트 자원이 넘치는 GS칼텍스는 세터 김지원을 선택했다. 제천여고 주장 김지원은 안정적 볼 배급을 통해 팀의 선전을 이끌었다.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KGC 인삼공사에 지명된 남성여고 이선우 KGC 인삼공사 제공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KGC 인삼공사에 지명된 남성여고 이선우
KGC 인삼공사 제공
반면 가장 많은 구슬(35개)이 들어 있던 한국도로공사는 4순위로 밀렸다. 이미 2순위 KGC인삼공사와 3순위 IBK기업은행이 올해 최대어로 평가받던 이선우(남성여고)와 최정민(한봄고)를 차례로 뽑아간 뒤였다. 윙스파이커 자원인 두 선수는 청소년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공격력을 검증받았다. 다만 리시브 가담이 좋은 이선우가 좀 더 후한 점수를 받았다.
전체 3순위로 지명된 최정민(한봄고)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전체 3순위로 지명된 최정민(한봄고)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잠시 시간을 가진 뒤 김정아(제천여고)를 택했다. 그는 신장은 작지만 공수에서 모두 준수한 기량을 갖췄다. 흥국생명은 날카로운 서브가 강점인 세터 박혜진(선명여고)를 호명했고, 김연견의 대체 자원 발굴을 모색해온 현대건설은 리베로 한미르(선명여고)를 택했다. 벨라루스 출생 귀화 선수 현무린(세화여고)이 흥국생명 지명을 받아 수련 선수로 프로 입단 막차를 탔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드래프트 전반에 관해 묻자 “좀 많이 아쉽다. 우리 팀은 엔트리가 찬 상황이었다. 수련 선수로라도 선발하고자 노력했지만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구단이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많이 아쉽고 여러 가지로 복잡한 심경이다” 라고 말했다.
2020~2021시즌 여자프로배구 신인선수 드래프트 최종 결과표. 39명 선수 중 13명이 프로 입단의 꿈을 이뤄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2020~2021시즌 여자프로배구 신인선수 드래프트 최종 결과표. 39명 선수 중 13명이 프로 입단의 꿈을 이뤄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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