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사재기 없었다

대형마트 사재기 없었다

입력 2011-12-19 00:00
수정 2011-12-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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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오후 서울 주택가 대형마트에서는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때 으레 빚어질 법한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시민들은 여느 때처럼 평온하게 쇼핑을 하는 분위기였고 카트에 라면이나 쌀 등 생필품을 가득 쓸어담거나 계산대에 길게 줄을 서는 광경도 없었다.

광진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남모(40.여)씨는 “조금 전에 사망 소식을 들었다. 놀랍긴 하지만 생필품을 미리 사둘 생각은 없다”며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태 때도 사재기 사례가 거의 없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곳 직원 권모(28)씨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상황이고 특정 물품의 구매가 급증하는 현상도 없다”며 “아직 매출 변동이 전산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육안으로는 특이점을 느낄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에는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전국에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일었고 라면과 부탄가스, 참치캔 등 일부 품목은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김 위원장의 사망이 갑작스러운 비상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민들은 많지 않았다. 미처 사망 사실을 전해듣지 못한 쇼핑객들도 상당수였다.

서초구에서 만난 이정자(78.여)씨는 “예전에는 전쟁이 나면 피난가야 한다고 생각해 라면이고 생수고 샀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천구의 한 마트를 찾은 김방국(71)씨도 “김일성 주석이 숨졌을 때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것 같다”며 “전쟁이 날 것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조심스럽게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한모(53)씨는 “당장 사재기는 하지 않겠지만 최소한의 생필품은 확보해둬야 할 것 같다”며 “장례가 28일이어서 연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여유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 직원은 “뉴스가 나가고 난 뒤 매출 추이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오후 늦게 (뉴스가) 확산될 때를 대비해 생수나 라면 같은 품목의 재고를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부 전모(40.여)씨는 “며칠 뒤 사재기 움직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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