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상위 1%가 수당 절반 ‘싹쓸이’

다단계 상위 1%가 수당 절반 ‘싹쓸이’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6-07-14 16:30
수정 2016-07-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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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급은 425만원 99%는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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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에 사는 주부 김모(34)씨는 올해 초 아이 둘을 모두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여유시간이 생기자 다단계 판매에 뛰어들었다. 이웃집 엄마 소개로 만난 월수입 1000만원의 ‘다이아몬드 등급’ 아주머니는 “6개월만 고생하면 500만원은 벌 수 있다”며 가입을 권했다. 하지만 김씨의 수입은 7개월째 ‘0원’이다. 집에는 포장도 뜯지 않은 화장품과 건강식품, 냄비세트가 넘쳐난다.

 단기간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유혹에 빠져 피라미드식 다단계 판매원으로 등록한 사람이 800만명에 이르지만 월 400만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는 판매원은 0.2%인 2만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공개한 128개 다단계 판매업체 현황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다단계 판매원은 796만명으로 전년(689만명)보다 15.5% 증가했다. 이 가운데 회원 유치 및 판매 실적에 따른 다단계 수당을 받는 사람은 20.4%인 164만명이었다. 나머지는 자체 소비 목적으로 판매원 등록을 했거나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수당을 받는 판매원 사이의 소득 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상위 1% 미만인 1만 6172명의 지난해 연봉은 평균 5104만원이었지만 나머지 99%는 53만원을 받는데 그쳤다. 상위 1%가 월평균 425만원을 챙긴 사이, 대다수 판매원은 그 100분의 1꼴인 4만원을 받은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단계 판매업체에 가입하기 전에 공정위 홈페이지(www.ftc.go.kr)에서 수당 지급내역 등의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다단계판매 시장은 해마다 증가 추세이다. 지난해 다단계 시장 매출액은 5조 1531억원으로 전년(4조 4972억원)보다 14.6%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한국암웨이가 1조 1734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22.8%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고 건강식품과 화장품 등을 취급하는 애터미는 6976억원의 매출을 올려 1년 전 4위에서 2위로 껑충 뛰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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