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연말분양 ‘피말리는 저울질’

건설사 연말분양 ‘피말리는 저울질’

입력 2010-10-19 00:00
수정 2010-10-1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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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건설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계획했던 아파트 분양 물량을 연내에 일부 털어버리고 갈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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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건설업체들은 더욱 갈등하고 있다. 분양을 마냥 미룬다면 막대한 금융비용에 발목을 잡히게 된다. 반면 분양을 강행할 경우 자칫 ‘악성 미분양’이나 ‘입주 폭탄’의 된서리를 맞게 된다.

업체들의 판단도 엇갈리고 있다. 지방 주택시장에선 17개월간 미분양 물량이 감소세를 이어가는 등 분위기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건설은 한진중공업과 동아토건, 원광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송도신도시에서 ‘송도 캐슬&해모로’ 1439가구를 다음 달 초 분양하기로 했다. 현재의 부동산 경기를 바닥으로 본 것이다. 금호산업도 마찬가지다.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에서 ‘신별내 퇴계원 어울림’ 578가구를 분양키로 했다. 반면 워크아웃 중인 동문건설은 고양시 삼송택지지구의 ’굿모닝힐’ 200가구의 분양시기를 놓고 고민 중이다.

●같은 곳에서도 업체마다 판단 달라

같은 분양사업지에서도 건설업체 판단은 엇갈린다. 한동안 신규 분양이 끊겼던 부산 해운대구에선 다음 달 GS건설과 현대·두산건설 컨소시엄이 각각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분양을 계획했다. 하지만 최근 현대·두산건설이 힐스테이트·위브의 분양을 내년 중순으로 급작스럽게 연기했다. GS건설은 예정대로 분양에 나설 방침이다. 부산 주택시장이 전국 1위의 집값 상승률을 보이지만 시장 전망을 달리 본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AID아파트를 재건축해 이중 500여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전망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졌다. 삼성물산은 ‘노른자위’로 불리는 신동 래미안 1288가구 분양을 사실상 내년으로 미뤘다. 이곳은 삼성전자 수원공장 남쪽 부지에 자리해 근로자 수요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반면 대우건설은 인계동에서 인계 푸르지오 190가구 분양에 나섰다.

●일부 신도시에선 무더기 연기

특정 지역에선 아예 무더기로 가을 분양이 연기됐다. 한라건설은 올 하반기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857가구 규모의 아파트 분양을 계획했지만 급작스럽게 연기했다.

아직까지 투자수요를 기반으로 한 한강신도시에선 아파트 실수요가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현대산업개발, 우남건설, 우림건설 등도 이곳에서 하반기 대단지 아파트 공급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0-10-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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