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전세대출 유리하단 지적”… 금리인상으로 규제 방향 트나

고승범 “전세대출 유리하단 지적”… 금리인상으로 규제 방향 트나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21-09-28 20:34
수정 2021-09-29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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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 기관장과 간담회서 “종합 검토”
실수요 풀되 금리 조정해 대출 억제 시사
KB국민銀처럼 대출 한도 줄일 가능성도
“이미 은행 대출 금리 3% 수준으로 올라
실수요자 대출, 총량 관리 영향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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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왼쪽 세 번째)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고 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고승범(왼쪽 세 번째)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고 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연일 강력한 가계부채 총량 규제를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 나가고 있다. 다음달 발표될 가계부채 총량관리 추가 대책의 세부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고 위원장이 이틀 연속 전세대출에 대한 ‘종합적 검토´를 밝혀 전세대출 금리 조정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세대출 축소는 실수요자에게 직접 피해를 주는 만큼 금리 조정으로 대출을 억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 위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예금보험공사, 서민금융진흥원 등 8개 정책금융 기관장들과 취임 후 첫 번째 간담회를 열고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을 발판으로 가계부채가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총량, 질, 증가 속도를 엄격히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취재진에 “현재 상황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다들 동의했으며, (이런 차원에서) 주택금융공사는 정책 모기지의 효율적 배분을, 예금보험공사는 차등보험료율제도 등을 효율적 관리하는 데 기여할 부분을 각각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급증한 전세대출 규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점도 내비쳤다. 고 위원장은 “구체적인 안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여러 문제를 검토하는 단계”라면서 “전세대출은 실수요자 대출이기에 세밀하게 봐야 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금리와 같은 조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계부채 대책에 어떻게 담아야 할지 실수요자 보호 부분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고 위원장은 전날 경제·금융시장 전문가들과의 간담회 직후에도 “전세대출에 대해서는 실수요와 연결된 측면도 있고, 전세대출의 여러 조건이 좋고 하다 보니까 많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면서 “이런 면을 종합적으로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세대출 규제의 구체적인 방향으로는 최근 한시적으로 전세대출 한도를 줄인 KB국민은행의 사례가 거론된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한 데 이어 29일부터 임대차계약 갱신 때 임차보증금의 증액분 범위 내로만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도를 제한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대부분의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가 3% 수준으로 오른 상황”이라면서 “전세대출은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상품이라 금리를 올리는 게 총량 관리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2021-09-2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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