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교육계 비리와 ‘깨진 유리창 이론’/이영준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교육계 비리와 ‘깨진 유리창 이론’/이영준 사회부 기자

입력 2010-03-03 00:00
수정 2010-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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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가 비리로 들끓고 있다. 지난해 말 임모(50·구속) 장학사가 여성 장학사와 다투다 그녀의 ‘하이힐’에 찍히는 폭행을 당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단순폭행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여 장학사가 내뱉은 ‘장학사 시험 인사비리’의 작은 불씨가 불똥을 튀기며 교육계 전체로 비화(飛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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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준 사회부 기자
이영준 사회부 기자
실마리가 엉뚱한 곳에서 불거졌지만 교육계 비리는 ‘모두가 아는 비밀’이었으며, 문제를 개혁이라는 말로 순화했지만 최근 대통령의 언급도 이런 우려를 담고 있다. 이런 교육계 비리를 대하자니 ‘깨진 유리창 이론’을 확인하는 듯하다. 깨진 유리창 하나 때문에 건물 전체가 폐허가 된다는 범죄심리학 이론이다. 온갖 비리로 얼룩진 교육계가 마침내 아노미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상황이 간단치 않다. 장학사 인사비리가 윗선인 장학관에게 옮겨붙었고, 불길은 다시 국장을 거쳐 ‘교육대통령’이라는 교육감을 조준하기에 이르렀다.

교육계 곳곳에 이런 깨진 유리창이 널려 있다. 자율고의 사회적 배려대상자 학교장 추천전형에서 부정 입학한 132명의 합격이 취소되는가 하면, 이들에게 등록금을 더 받았다는 의혹도 터져나왔다. 장학사시험에서 고위직 친인척을 봐주려다 들통이 났는가 하면 교감·장학사의 근무성적을 조작해 승진시킨 사실에다 입학사정관제 관련 의혹도 불거졌다. 하나같이 심각한 비리여서 국민들의 눈길은 싸늘하다.

문제는 이런 비리를 교육계가 스스로 정화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는 데에 있다. 코미디처럼 하이힐에 ‘콕’ 찍혀 불거진 비리에 또 다른 비리들이 꼬리를 물고 있지만 교육계가 내놓은 대책은 ‘우왕좌왕’과 ‘땜질처방’ 외에 아무것도 없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교육계에서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형국임에도 교육계에서는 오불관언, 제 식구 챙기기에 열심이라는 전언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말한다. 교육계가 살아남으려면 비리의 골수까지 도려낼 수 있는 ‘읍참마속’의 처방이 필요하다고.

apple@seoul.co.kr
2010-03-0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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