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시조] 한글 / 이효성 성대 명예교수

[연시조] 한글 / 이효성 성대 명예교수

박홍기 기자
입력 2016-10-06 11:07
수정 2016-10-0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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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히기 매우 쉽고 쓰기엔 아주 편한
 순수한 우리 글자 새롭게 창제되니
 백성을 깨우치는 글 이름 하여 훈민정음
 
 제 소리 적어내는 글자가 없는 탓에
 제 뜻을 펴지 못할 백성이 많은지라
 그 처지 가엽게 여겨 손수 나선 세종대왕
 
 애민의 마음에서 과업에 착수하여
 각고의 노력 끝에 새 글자 친제하니
 대왕의 식견과 예지가 놀랍도록 깊구나
 
 자음은 발음기관 본떠서 모양 짓고
 모음은 천지인을 상징해 형상하니
 새 글자 세상에 없는 체계적인 음소 문자
 
 원래는 이십팔 자 지금은 이십사 자
 모양은 단순하나 변별력 매우 크고
 표기법 과학적이니 우수하다 그 문자
 
 창제자 창제원리 뚜렷이 남아 있고
 독창성 뛰어나고 합리성 매우 큰 글
 인류의 빛나는 유산, 한민족의 자랑거리
 
 2
 한자가 있으므로 새 글자 부질없다
 신하들 간했으나 임금님 개의찮고
 백성이 뜻 펴게 하니 숭고하다 그 마음
 
 높으신 나리들은 한자로 행세하며
 사대에 젖은 데다 기득권 잃을까봐
 새 글자 맹렬히 반대하니 졸렬하다 그 속내
 
 나리들 말끝마다 백성을 내세우나
 백성들 글 배우면 사리에 밝아지니
 백성의 정음 사용을 못마땅해 했다네
 
 나리들 완고하고 구질서 강고하여
 한자를 고집하며 공문에 계속 쓰니
 백성들 글말 소통에 많은 한계 있었네
 
 우리 글 놔두고도 한자를 계속 쓰니
 표현이 한정되고 소통은 제약받아
 문화의 융성과 발전 기할 수가 없었네
 
 새 글자 애석하게 언문으로 폄하되고
 범용을 하지 않아 명맥만 유지되니
 한동안 대왕의 큰 뜻 실현되지 못 했네

 3
 반포 후 사세기반, 개혁의 흐름 속에
 우리 글 공식 글로 지정이 되고서야
 온 나라 모든 백성들 우리글을 배웠네
 
 그러나 우리 강산 일제가 침탈하여
 제나라 말과 글을 우리에 강요하니
 우리 글 뜻하지 않게 암흑기를 보냈네
 
 광복이 되고서야 우리 글 복권되고
 글 쓰는 모든 활동 더욱더 활발하여
 문화의 급속한 발전 이룰 수가 있었네
 
 기술이 발전하여 디지털 세상 되고
 글자를 기기들로 주고받는 시대 되니
 우리 글 효율성 뛰어나 더 빛나게 되었네
 
 세계를 선도하는 우리의 정보산업
 글자의 기계화가 저변에 있으므로
 한글의 기기 친화성에 힘입은 바 크다네
 
 우리의 민주화도 경제의 눈부심도
 한글로 가능해진 만백성의 깨우침 덕
 이제야 대왕의 큰 뜻 만천하에 떨치네.

이효성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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