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신문 1면 뉴스의 혁신을 기대한다/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신문 1면 뉴스의 혁신을 기대한다/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입력 2014-08-06 00:00
수정 2014-08-0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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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간혹 신문 뉴스나 사회 현상을 다루는 학술 논문들이 서로 엇비슷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들 모두가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관찰한 뒤에 이를 해석하고 평가하며 예측하는 역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신문 뉴스는 매일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일들을 중요도에 따라 선택하고 재구성하며 해석한다. 학술 논문들도 우리 사회에서 나타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현상의 원인을 밝혀내고 반복 패턴을 살펴보면서 미래를 예측하기도 한다. 신문 뉴스나 학술 논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내용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요한 변화나 현상들의 원인을 해석하고 그 본질을 밝혀내려 한다는 것이다.

뉴스는 시간적으로 과거에 일어난 현상들에 내재된 의미와 그 맥락을 밝히려는 콘텐츠이다. 그것이 바로 신문이 독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뉴스의 본질이다. 그러나 최근 뉴스 이용자들은 무료로 무한대에 가깝게 뉴스와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선택 가능한 뉴스들이 물리적으로 증가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에서 무엇이 개인이나 공동체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가를 놓치는 일도 흔한 일이 되었다. 따라서 정보 과잉 시대에 신문 1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진 것 같다. 신문 1면은 가장 중요한 사회 현상들을 기술하고 해석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그만큼 신문 1면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의 원인과 변화 추세를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서울신문 1면 보도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정치와 경제 뉴스들의 비중이 높다. 이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1면 뉴스들의 특성을 살펴볼 때, 경제 뉴스들은 비교적 데이터 제시와 분석이 이루어지는 데 비해 정치 뉴스들은 현상 기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가령, “배당수익률 1%P 올리면 외국인 앉아서 2조 6000억”, “아르헨 결국 디폴트…세계 경제 영향 미미”(이상 8월 1일자), “최경환 효과”(7월 31일자) 등과 같이 경제 분야 뉴스들은 독자들에게 구체적인 정책이나 환경 변화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잘 설명하고 있다. 7·30 재·보궐선거와 연관된 정치 뉴스들은 결과의 분석보다는 인터뷰에 의존한 현상 설명이나 예측이 더 많아 보인다. 신문 1면에서 보도되는 정치 뉴스들도 앞으로는 정치 관련 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해 우리 정치 현상의 원인을 역동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문 1면 뉴스 구성도 매우 중요하다. 정치와 경제 분야 이외에 문화, 국제, 스포츠, 지역,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쟁점들에 대한 설명과 해석을 톱뉴스로 배치해 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현재 시점에 직면하고 있는 쟁점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원인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분석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뉴스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도록 1면 뉴스 포맷이나 디자인을 혁신하거나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뉴스를 재구성하는 데이터 저널리즘 정착도 고민해야 할 주제들이다. 좋은 신문이란 과거라는 시간을 스냅 사진이 아닌 역사적 산물로 재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난 신문이 아닐까 싶다. 새로운 혁신을 위해 언론학계나 한국언론진흥재단 등과 같은 공공기관 등과의 컬래버레이션도 적극 필요한 시점이다.
2014-08-0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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