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한줄] 침묵을 듣는 법/이순녀 선임기자

[책 속 한줄] 침묵을 듣는 법/이순녀 선임기자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21-08-12 20:30
수정 2021-08-1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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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려고 한다면, 풀잎이 스치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들으려고 한다면, 침묵도 들을 수 있다. 들으려고 한다면, 차마 말이 되지 못하는 울음도 들을 수 있다. 그 사람의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을 듣겠다는 뜻이 간절하다면, 흘리는 한숨이라 해도 알아들을 수 있다.(102쪽)

“듣고 싶은 것만 듣나 보네.”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던 지인이 농담처럼 툭 던진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딴생각을 하며 건성으로 듣고 있었던 속내를 어찌 알았는지. 나이 들면 마음이 넉넉해지고, 연륜도 깊어져 남의 얘기를 더 잘 들어줄 줄 알았는데 웬걸. 성격은 급해지고, 참을성은 쪼그라들어 내 생각과 다르거나 관심사를 벗어난 타인의 말을 인내하기가 점점 버겁다.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마음산책)에서 만난 이 문장은 남이 하는 말을 잘 듣는 것에서 나아가 말하지 않는 혹은 말할 수 없는 것까지 헤아릴 줄 아는 깊이 있고, 성숙한 관계 맺기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준다.

저자 정은령은 말한다.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준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세상에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은 얼마나 귀한가.” 침묵, 울음, 한숨을 알아듣는 경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선은 상대방이 하는 말에 온전히 귀 기울이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겠다.

2021-08-1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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