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먹방’/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먹방’/문소영 논설위원

입력 2013-11-25 00:00
수정 2013-11-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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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은 ‘깜깜한 방’이 아니라 ‘먹는 방송’의 줄임말이다. 누군가 “‘먹방’만 올려 죄송합니다”고 해 알게 된 단어다. 깔끔하게 생긴 남녀 연예인들이 입 주위에 시뻘건 양념을 묻히면서 정신없이 음식을 먹는 방송에 시청자는 열광한다. 그러나 먹방 출연자들의 고통이 만만치 않단다. ‘좋은 화면’을 위해 뜨거운 칼국수를 두 젓가락으로 ‘흡입’하다가 입천장이 홀랑 까지기도 하고, 인절미를 급하게 먹다가 목이 메어 고생하기도 한다. ‘먹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인기 콘텐츠다. 음식 사진을 올리면 ‘좋아요’ 반응이나 댓글이 폭발적이다. 특히 식사시간 직전이나 야식이 당기는 밤 10~12시 사이의 맛깔스러운 음식 사진은 ‘테러’라고 할 정도로 인기가 대박이다. 그 때문에 맛집 등에서 식사에 앞서 스마트폰 사진찍기는 당연한 절차처럼 됐다.

먹방의 인기는 어디서 올까. 생존을 위해 기회가 되면 열심히 먹어야 했던 1만년 전 원시인의 유전자가 첨단시대에 고스란히 작동하기 때문일까. 여전히 원시성이 발현되는 지점에서 형성되는 공감에 천진하게 웃는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3-11-2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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