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손수건/강동형 논설위원

[길섶에서] 손수건/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입력 2016-12-29 22:18
수정 2016-12-29 22:2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여행에는 나름대로 목적이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목적 없이 떠나는 여행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람이 불고, 구름이 흘러가는 것이 목적이 있어서는 아닐 것이다. 그들처럼, 자연과 하나 되는 삶을 살아 보는 건 우리의 로망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인’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헛헛한 웃음을 짓곤 한다. 돌이켜 보면 흠도 잘못도 많고, 후회할 일도 많은 게 우리네 인생이다. 옆자리에 앉아 오늘도 머리를 쥐어짜며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동료와 잠시 짬을 내 얘기를 하다 보면 우리의 공통분모는 역시 자연이다.

종종 이런 상상을 해 본다. 가벼운 짐을 챙겨 하염없이 길을 걷고 싶다. 동행하는 사람, 길벗이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그 벗과 종착역이 없는 열차를 타고 떠나고 싶다. 목적 없는 여행,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 그러나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는 한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더불어 함께하는 만남도 하고 싶다.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지만, 손수건 같은 만남을 하고 싶다. 힘들 땐 이마의 땀을, 슬플 땐 눈물을 닦아 주는 그런 만남을 하고 싶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2016-12-30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