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요구에도 구단 요지부동…정부 차원 첫 ‘압박’ 팀이름 개명 구속력 없지만 수익창출 등에 영향 줄듯

인종 차별 소지가 있는 팀 명을 바꾸라는 요청을 무시해 온 미국프로풋볼(NFL) 워싱턴 레드스킨스 구단에 대해 미국 특허청이 상표 등록 취소라는 ‘직격탄’을 날렸다.

18일(현지시간) 일간지 USA 투데이를 비롯한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 산하 상표심사항소위원회는 찬성 2명, 반대 1명의 결정으로 레드스킨스(redskins)라는 단어를 아메리카대륙 원주민(인디언)을 비하하는 ‘상당한 용어’라고 규정했다.

이어 1967∼1990년 연방상표법에 등록된 레드스킨스 구단의 6가지 상표 등록을 취소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날 결정은 인종과 특정 집단을 차별하는 팀 이름을 바꾸자는 전 사회적 움직임에도 요지부동이던 레드스킨스 구단에 정부 차원에서 내려진 첫 번째 ‘압박’ 조치로 풀이된다.

피부가 빨갛다는 뜻의 레드스킨스는 인디언의 호전성을 강조하거나 인디언을 경멸하는 차별적 단어다.

이번 결정은 레드스킨스 구단의 팀 명 개명에 대한 구속력을 지니지 않는다.

그러나 레드스킨스 구단의 상표가 등록 취소됨에 따라 누구나 레드스킨스 구단의 로고와 팀 명이 들어간 상품을 법적 문제없이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어 레드스킨스 구단의 수익 창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레드스킨스 구단의 법률 대리인인 로버트 래스코프는 “즉각 항소하겠다”며 “항소심에서 이번 결정이 번복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인디언 인권보호에 앞장서 온 수전 숀 하르조라는 여성은 8년간 끈질기게 레드스킨스의 개명을 요구하며 이번 결정을 끌어냈다.

1992년 상표심사항소위원회 결정에서 승소하고도 7년간 이어진 연방지방법원 항소심과 연방대법원에서 잇달아 패소하자 하르조는 2006년 다른 인디언 4개 부족의 후손들과 힘을 합쳐 재차 레드스킨스 이름 바꾸기에 도전했다.

특허청 상표심사항소위원회는 지난해 3월 청문회를 열어 90분간 이들의 주장을 청취했고 1년이 훌쩍 지난 이날 상표 등록 취소 결정을 내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레드스킨스에 팀 명 개명을 공식 요청하고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 50명이 NFL 사무국 차원에서 워싱턴 구단에 팀 명 교체를 지시하라고 압박했으나 그럴 때마다 워싱턴 구단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대니얼 스나이더 워싱턴 구단주는 “80년 이상 지켜온 팀 명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맞섰고, 브루스 앨런 구단 사장은 ‘레드스킨스’가 결속과 단합을 상징하는 긍정적 어원에서 따왔다며 팀 명 사수 의지를 천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