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 70% “아직 미국은 피부색깔로 평가”>

<미국 흑인 70% “아직 미국은 피부색깔로 평가”>

입력 2015-01-20 07:27
수정 2015-01-2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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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취임 때보다 인종차별 심하다는 인식 늘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네 아이가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1963년 미국 워싱턴의 링컨 기념관 앞 광장에서 흑인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가 토해 낸 명연설은 ‘평등’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세계인의 귀에 아직도 쟁쟁하게 울리고 있다.

흑인 인권 신장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한 킹 목사의 연설이 있은 지 51년. 킹 목사의 꿈은 어느 정도 이뤄졌을까.

킹 목사 기념일인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 방송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는 미국 내 인종 간 벽을 없애려면 아직도 미국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4일부터 17일까지 미국의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킹 목사의 꿈이 실현됐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54%가 동의한다, 45%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해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흑인만 놓고 보면 29%만 동의했고 70%는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흑인 10명 중 7명은 미국을 아직도 피부 색깔이 좌우하는 사회로 보는 것이다.

히스패닉도 45%는 동의하지만 55%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해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2009년 초보다 인종차별이 심해졌다는 미국 사회의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2009년 초 조사에서는 전체적으로 60%(동의) 대 39%(동의 못함)의 응답이 나왔다.

흑인들의 답변도 41%(동의) 대 56%(동의 못함)로 나타나 지금보다 인종 차별에 대한 인식이 덜했다.

이번 조사에서 인종 차별이 더 심해졌다고 나타난 데는 작년 말 미국의 인종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 7월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흑인 청년이 백인 경관의 총격에 사망하고, 이어 11월에 뉴욕에서 흑인이 백인 경관의 목조르기로 죽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전국적인 시위로 이어졌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65세 이상(64%)과 50세∼64세(58%) 등은 동의 비율이 높지만 18세∼34세(54%)의 젊은 층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높게 나타나 세대 간 인식 차이도 노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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