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오래전 끝났을 전쟁, 英이 싸움 부추겨…협상 판 뒤엎었다”

푸틴 “오래전 끝났을 전쟁, 英이 싸움 부추겨…협상 판 뒤엎었다”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09-05 20:05
수정 2024-09-05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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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동방경제포럼서 연설
“우크라와 평화회담 거부한 적 없어”
“러 패배시키려 이스탄불 협정 파기”
“존슨, 최후의 우크라인까지 싸우라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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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제9회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9.5 크렘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제9회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9.5 크렘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스탄불 협정’에 따라 벌써 오래 전 끝났을 전쟁이 영국의 개입으로 장기화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제9회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단과 평화협정의 가능한 모든 매개 변수들을 정리했다. 또 우크라이나 대표단 수석 협상가였던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다비드 아라하미야)는 이러한 협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마무리해야 할 세부사항이 몇 가지 있으나 전반적으로 승인은 여전히 유효하며 문서화돼 있다. 하지만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이를 확인한 후 우크라이나에 ‘최후의 우크라이나인까지 싸우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당국이 그때 우리가 동의한 것을 이행하고 서방 주인의 말에 따르지 않았다면 전쟁은 오래 전 중단됐을 것이다”라며 휴전 또는 종전의 기회가 있었다고 시사했다.

그는 러시아는 단 한번도 협상을 거부한 적이 없으나 “서방과 우크라이나는 다른 길을 택했고 그 결과가 눈앞에 있다”고 했다.

이스탄불 협정을 파기하고 협상 판을 뒤엎은 후, 러시아의 전략적 패배를 위한 서방과 우크라이나의 시도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효과가 없다”고 푸틴 대통령은 강조했다.

다만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합의하고 서명한 예비 협정을 기반으로 한다면 우크라이나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으며 중국, 인도, 브라질이 잠재적인 평화 협상의 중재자로 나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이스탄불 협정’은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마련됐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사이 평화협상 테이블을 의미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모두와 비교적 소통이 되는 국가인 튀르키예는 평화협상을 비롯해 흑해 곡물수출협상 재개 등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통해 갈등을 해결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될지 모르겠다. 러시아는 그러한 회담을 거부한 적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크라 쿠르스크 침공은 ‘실패’…나머지 전선 약화”
“우크라, 러 정치적 불안정 노렸으나 오히려 사회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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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제9회 동방경제포럼(EEF)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9.5 크렘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제9회 동방경제포럼(EEF)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9.5 크렘린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침공은 실패라고 재차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침공은 러시아의 돈바스(우크라이나 동 도네츠크·루한스크) 진격을 늦추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우크라이나의 나머지 전선에서의 병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에 실패디”라고 말했다.

그는 “적(우크라이나)의 임무 중 하나는 러시아의 정치적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통합됐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가하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 국방부와 계약하려는 신병 수만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6일 개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국경을 넘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진격했다. 그러나 러시아도 도네츠크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진격하며 반격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의 우선 목표는 돈바스 해방”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한편 “적군을 러시아 영토에서 몰아내는 것은 러시아군의 신성한 의무다. 우리 군대는 쿠르스크 상황을 안정시키고 적을 몰아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크롭스크 방향에서도 성공했다”며 “적은 큰 손실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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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제9회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9.5 크렘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제9회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9.5 크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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