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말 쓰지 말라” 불안에 떠는 일본인들, 결국 이렇게까지…中서 무슨 일이

“일본말 쓰지 말라” 불안에 떠는 일본인들, 결국 이렇게까지…中서 무슨 일이

윤예림 기자
입력 2025-09-21 21:57
수정 2025-09-2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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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731부대 생체실험 고발 中영화 ‘흥행’
반일정서 고조…중국 내 일본인 사회 불안감
일본대사관 “외출 주의”…일본인학교는 휴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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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영화 ‘731’ 촬영 과정을 다룬 특별 전시회 모습.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악명 높은 731부대의 만행을 다룬 작품으로, 18일 중국 전역 극장에서 개봉했다. 신화 뉴시스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영화 ‘731’ 촬영 과정을 다룬 특별 전시회 모습.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악명 높은 731부대의 만행을 다룬 작품으로, 18일 중국 전역 극장에서 개봉했다. 신화 뉴시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 만행을 고발한 중국 영화 ‘731’이 개봉하자마자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흥행하는 가운데, 반일정서가 고조되면서 중국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혹시 모를 사태에 주중 일본대사관은 현지 일본 교민들에게 외출 시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영화 ‘731’은 지난 18일 개봉 첫날에만 박스오피스 수익 3억 위안(약 585억원)을 돌파하고 총상영 횟수 25만 8000회를 기록하면서, 기존 신기록이었던 ‘너자2’를 제치고 역대 중국 영화 개봉 첫날 최고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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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얼빈에서 사람들이 영화 ‘731’을 보고 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악명 높은 731부대의 만행을 다룬 작품으로, 18일 중국 전역 극장에서 개봉했다. 신화 뉴시스
중국 하얼빈에서 사람들이 영화 ‘731’을 보고 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악명 높은 731부대의 만행을 다룬 작품으로, 18일 중국 전역 극장에서 개봉했다. 신화 뉴시스


‘731’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중국 동북 지역에서 자행한 생체실험과 그로 인한 희생을 고발하는 내용이다. 영화는 3000명 이상의 중국인, 한국인, 러시아인 등이 악명 높은 731부대에 의해 희생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 영화는 애초 7월 31일 개봉 계획이었지만, 중일 간 만주사변이 발발했던 9월 18일에 맞춰 정식 상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중국에서는 매년 만주사변 발발일을 기념하고 각지에서 ‘국치(國恥)를 잊지 말자’는 의미로 방공 사이렌을 울리는데, 반일 정서가 고조되는 시기에 맞춰 개봉을 택한 것이다.

지난 3일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중국 내 항일 정서와 애국주의 바람이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중국 관객들은 오성홍기를 흔들며 영화를 관람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영화가 시작되자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남편과 함께 영화를 본 40대 중국인 여성은 ‘일본인들은 너무 잔인하다. 용서할 수 없다’며 목이 멘 듯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50대 중국인 여성은 “만약 중국인이라면 일본에 가서는 안 된다. 이 역사를 기억해야만 한다”고 했다고 아사히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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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부 허베이성 스자좡의 한 영화관에서 관객이 영화 731 포스터를 촬영하고 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악명 높은 731부대의 만행을 다룬 작품으로, 18일 중국 전역 극장에서 개봉했다. 신화 뉴시스
중국 북부 허베이성 스자좡의 한 영화관에서 관객이 영화 731 포스터를 촬영하고 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악명 높은 731부대의 만행을 다룬 작품으로, 18일 중국 전역 극장에서 개봉했다. 신화 뉴시스


중국 내 반일정서 고조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전역에서 일본인을 대상으로 묻지마 범죄가 잇따랐던 만큼 불안감은 더 크다. 지난해 중국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일본인 초등학생이 숨졌으며, 지난 7월에는 아이와 함께 지하철역을 나서던 일본인 여성이 돌을 맞았다.

아사히에 따르면 베이징, 상하이, 쑤저우, 항저우 등 중국 내 5개 일본인 학교는 ‘731’ 개봉일에 등교를 중단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광둥성 선전에서 일본인 초등학생이 흉기에 피습 사망한 지 1년이 되는 날인 지난 19일 선전 일본인학교는 안전 등을 이유로 휴교했다.

주중 일본대사관도 지난 11일 현지 일본 교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외출할 때 일본어를 큰 소리로 사용하지 말고, 일본인임을 드러내는 옷차림을 피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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