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가계, 아베노믹스 여전히 불신”

“日 기업·가계, 아베노믹스 여전히 불신”

입력 2014-06-19 00:00
수정 2014-06-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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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현금 보유 증가’세 번째 화살’에도 회의감 확산”FT “요행 기대하며 천 개의 바늘 쏘는 격”…WSJ “포장만 바꾼 해묵은 구상”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야심 차게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로 갓 공개한 포괄 구조 개혁안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꼬리를 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19일 일본 국내외 전문가들을 인용해 아베노믹스로 이미 취해진 두 개의 화살인 통화 및 재정 부양이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한 예로 일본 기업과 가계의 현금 보유가 크게 늘었음을 지적했다.

또 ‘세 번째 화살이 한두 개는 과녁을 맞힐 것이라 기대하며 쏘는 천 개의 바늘과 같다’거나 ‘아베가 해묵은 개혁 구상을 포장만 바꿔 다시 내놨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아베가 지난 16일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한 새로운 성장 전략은 법인세 인하와 성과 보수제 도입, 고령화 때문인 일손 부족 해소를 겨냥한 여성 및 외국 인력 활용이 골자다. 또 로봇 활용 전담기구 설치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처럼 포괄적인데 반해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의 18일 자 집계를 인용해 비금융 일본 기업의 현금 보유가 지난 3월 말 현재 232조 엔(약 2천321조 원)으로, 한해 전보다 4.1% 증가했다고 전했다. 반면, 시중은행 여신은 2012년 4분기 이후 증가 폭이 최소에 그쳤다고 밝혔다.

일본 가계도 자산의 절반 이상을 현금이나 예금으로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 양극화도 뚜렷해 일본 기업이 국내에 돈을 푸는 데는 인색하지만 국외 투자는 한해 전보다 21% 증가하는 대조를 이뤘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로써 국외 투자는 10분기째 두자릿수 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도쿄 소재 오가타 가즈히코 수석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일본) 기업과 가계가 여전히 아베노믹스를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아베가 자꾸 부양책만 내놓기보다는 실행하는 결의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행도 성장과 경기 기대감을 부추기도록 더 움직일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현금 보유 증가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의 디플레 타개책이 여전히 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에서 아베의 새로운 성장 전략이 광범위하지만, 여전히 모호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심인 법인세 인하와 외국인 인력 확대 방안이 모호하며 막강한 기득권을 행사해온 농협의 개혁 저항에 어떻게 대처할지 등도 불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아베가 앞으로 몇 달 이를 실행하려는 확고한 정치적 의지를 과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아베의 세 번째 화살이 ‘소리만 요란하다’는 기조로 비판했다.

저널은 ‘아베가 해묵은 개혁 구상을 포장만 바꿔 다시 내놨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아베노믹스가 (목표한 만큼)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구석이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의 일본 상황은 이런 판단을 더욱 확고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논평은 일본의 해묵은 관료주의 폐해도 여전하다면서 아베가 임기 중 실행에 실패해도 개혁의 발판만 만들면 성공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FT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필링도 ‘아베의 세 번째 화살이 천 개의 바늘과 같다’는 제목의 기명 논평에서 “윌리엄 텔은 화살로 사과를 정확히 맞췄지만, 아베는 ‘한두 개는 맞겠지’하며 천 개의 바늘을 쏘는 것과 같은 양상”이라고 표현했다.

필링은 “일본 지도부가 이처럼 많은 잽을 던지는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일부는 (일본 경제 회생에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최소한 몇 개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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