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트위터의 압박… 美유학생 비자 지켰다

하버드·트위터의 압박… 美유학생 비자 지켰다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0-07-15 20:40
수정 2020-07-16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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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온라인 수강 비자 취소’ 철회

하버드 대학교 윈저도서관 앞.  AP 연합뉴스
하버드 대학교 윈저도서관 앞.
AP 연합뉴스
대학 200곳·기업 등 요구… 8일 만에 백기
한국인 5만명 안도… 새 규제 ‘불씨’ 남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가을 학기에 온라인 수업만 듣는 외국인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하겠다는 조치를 8일 만에 전격 취소했다. 당장 한국인 유학생을 비롯한 109만여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신입 및 현지 체류 유학생을 대상으로 새로운 규제가 다시 나오리라는 우려 섞인 관측이 제기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하버드대·매사추세츠공대(MIT)가 지난 8일 매사추세츠주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유학생 비자 취소’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미 정부가 이 조치를 철회키로 이날 합의했다.

앞서 지난 6일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오는 가을 학기에 100% 온라인 강의만 듣는 외국인 학생들의 미국 체류 및 비이민 학생비자(F1·M1) 신규 발급을 금지하는 내용의 ‘학생 및 교환방문자 프로그램’(SEVP) 수정안을 발표해 대학과 유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수정안에 따르면 온라인·대면 수업을 혼용하는 대학에 다니는 유학생도 100% 온라인 수강만 선택하면 미국에서 쫓겨나도록 했다. 학기 도중 코로나19 악화에 따라 완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될 경우에도 미국에 머물 수 없도록 했다.

이에 하버드·MIT는 코로나19로 인한 유학생들의 특수한 환경을 외면하고, 취업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다른 명문대를 포함한 200여개 대학들과 구글·페이스북·트위터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속속 법원에 항의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가세했다. 매사추세츠주 등 17개 주 법무장관들도 ICE 결정에 반대하는 별도 소송을 제기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했다.

미국 정부의 결정이 산업 정상화를 위해 오프라인 개학을 하게끔 유도하려는 속내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그보다 외국인 유학생, 고학력 외국인에게 재정수입·인력을 의존하는 대학·IT 기업들의 숨통을 죄는 무리수였다는 비판이 더 거셌다.

이날 결정으로 온라인 수업만 받는 유학생도 비자를 유지할 수 있게 돼 5만여명에 이르는 한국인 유학생들도 한시름 놓게 됐다.

다만 합의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유학생 비자에서 완전히 손 뗀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안보부가 신입 유학생들로 타깃을 좁히고, 현재 체류 중인 온라인 수강 유학생에 대해서도 수주 내에 새 규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20-07-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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