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국 외교’ 대미는 아프리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하반기 외교는 숨 가빴다. 지난 9월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 베트남, 싱가포르, 터키, 필리핀, 프랑스 등을 방문했다. 그리고 지난 1일 짐바브웨를 거쳐 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도착했다. 남아공에서는 5일까지 머무르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에 참석한다. 올해 ‘대국 외교’의 대미를 아프리카에서 장식하고 있는 셈이다.
하라레 AFP 연합뉴스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시진핑(앞줄 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 도착해 로버트 무가베(왼쪽)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하라레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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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런 중국의 행보를 패권주의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케냐와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인권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특정국(중국)의 일방적인 자본 투입이 아프리카 부패 정권을 더 부패하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불황이 아프리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중국에 자원을 비싼 값으로 팔고 저금리의 투자를 유치해 경제 성장을 해 왔지만 지금은 투자 감소와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하락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액은 5억 6800만 달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35억 4000만 달러에 견줘 84%나 급감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시 주석의 방문으로 투자 부진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중국 정부와 기업은 시 주석 방문에 맞춰 12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이 때문에 35년째 짐바브웨를 통치하고 있는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91) 대통령이 직접 시 주석을 영접하러 공항에 나갔다. 198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짐바브웨는 무가베 정권의 잇따른 실정으로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중국의 투자와 지원이 더 절실하다. 시 주석은 “중국과 짐바브웨는 진정한 ‘전천후’ 친구로서 중국은 영원히 오랜 친구를 잊지 않을 것”이라며 무가베 대통령을 안심시켰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5-12-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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