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 “개인 담화 아닌 각의 결정 거칠 가능성” “패전국 사죄 모양새”

또 아베 담화가 정부 공식 견해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전후 50년 담화인 무라야마 담화와 마찬가지로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거쳐 발표하는 방안도 정권 내에서 재부상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각의 결정 없이 총리 개인 담화 형식으로 발표하는 방안을 최근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담화에서는 2차 대전에 대한 반성, 전후 평화국가로서 일본이 걸어온 길과 향후 국제 공헌의 자세 등이 뼈대를 이룰 전망이다. 아베 총리의 최근 발언 등으로 미뤄 무라야마 담화의 4대 키워드인 ‘식민지배’ ‘침략’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중 통절한 반성은 ‘지난 대전(2차 대전)’을 목적어로 해서 포함될 것이 확실시된다. 또 ‘침략’은 중·일 관계를 의식해 담화에 직접 반영하거나 담화와 관련한 회견 등에서 거론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걸려 있는 ‘식민지배’는 포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베 담화에 대한 민간인 자문기구인 ‘21세기 구상 간담회’는 6일 저녁 아베 총리에게 보고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한편 반관영인 중국신문망은 이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을 인용, 아베 총리가 다음달 중국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방중 일정이 다음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2차 대전 및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과 어느 정도 겹치면서 마치 패전국 정상이 중국에 사죄하러 가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반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아베 총리의 방중 계획과 관련해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해 외교채널을 통해 정식으로 협의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5-08-0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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