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예상보다 더 작고 긴팔원숭이 쪽에 가까워”
인간과 침팬지, 고릴라 등이 속한 유인원의 가장 오래된 조상으로 추정되는 1천160만 년 전 화석이 발견됐다.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있는 ‘미켈 크루사폰트 카탈루냐 고생물 연구소’는 바르셀로나 매립지 건설 현장에서 발견한 화석을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리고 29일(현지시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학명 ‘플리오바테스 카탈로니에’, 별명 ‘라이아’로 명명된 이 화석은 너무 오래돼 분자 분석을 할 수 없지만, 인류·고릴라·침팬지 등 ‘큰 유인원’과 긴팔원숭이 등 ‘작은 유인원’이 분화하기 이전인 약 1천160만년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 화석은 큰 유인원과 작은 유인원의 특징을 모두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발굴된 70개 파편을 고해상도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분석한 결과 화석은 현재의 긴팔원숭이와 비슷한 크기로 몸무게 4∼5㎏의 다 큰 암컷으로 추정됐다. 두개골과 일부 후두개골 역시 긴팔원숭이와 흡사했다.
그러나 팔 부위, 특히 손목뼈를 비롯해 위팔과 아래팔을 잇는 부위 등은 현생 ‘큰 유인원’의 기본 골격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분석을 근거로 라이아는 숲 속에서 나뭇가지에 오르거나 매달리며 생활했고, 치아분석 결과 부드러운 열매를 먹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했다.
그러나 외이도의 뼈 구조는 멸종한 유인원 ‘플리오피테시드’와 비슷하고 현생 유인원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이 화석의 발견으로 사람 등 전체 유인원 조상은 지금까지 예상보다 좀 더 작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다비드 알바 연구원은 “여러 측면에서 볼 때 유인원의 시조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긴팔원숭이에 좀 더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의 세르지오 알메시야 인류학과 교수는 “이 화석이 유인원과 인간의 역사에 생긴 일부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메시야 교수는 “작은 유인원은 큰 유인원에서 진화했을 것이라고 지금까지 추정했지만, 이 화석으로 볼 때 두 그룹은 공존했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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