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광장… 누워서 즐기는 중세 유럽

기울어진 광장… 누워서 즐기는 중세 유럽

입력 2019-03-10 23:38
수정 2019-03-11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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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만나는 문화재 이야기] 부드러운, 캄포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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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포도밭과 올리브밭이 펼쳐지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시골길을 달려 시에나에 도착했다. 시에나는 한때 피렌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융성했던 도시다. 하지만 14세기 페스트가 대유행하고 1559년 토스카나 대공국에 흡수되면서 쇠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져서 성장은 멈췄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시에나는 이탈리아의 어느 도시보다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게 됐다. 시에나 도심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건물들은 빽빽하게 붙어 있고 그사이로 좁은 골목이 모세혈관처럼 이어진다. 달콤한 젤라토를 하나 먹으면서 언덕을 내려오니 캄포 광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부채를 활짝 펼친 모양의 광장은 평평하지 않고 중심을 향해 완만하게 기울어진 형태다. 사진을 찍으려고 서 있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광장 아무 데나 앉거나 누워 있다. 광장이 기울어져 있으니 바라보는 방향도 모두 같은 것이 재미있다. 돗자리나 수건 같은 것도 필요 없었다. 등을 대고 누웠다. 가을 햇살이 스며든 바닥에서 온기가 전해졌다.

캄포 광장은 예부터 행사나 집회, 투우장으로 쓰였다. 해마다 7월과 8월엔 말 경주인 팔리오(Palio)가 열려 도시는 방 잡기도 어려울 정도로 북적거린다. 광장 바닥엔 부챗살처럼 하얀 돌을 일렬로 박아 구역을 9개로 나누어 놨는데 이것은 중세시대 9개 의회를 기념하려는 것이다. 기울어진 광장의 꼭짓점엔 시청으로 쓰이는 푸블리코 궁전이 있다. 캄포 광장은 시민의 휴식처이면서 의회 민주주의의 중심인 셈이다.

광장은 의미 있는 공간이다. 파리의 콩코르드 광장은 프랑스혁명의 시작이었고 광화문광장은 역사를 바꿨다. 캄포 광장이 다른 광장과 다른 점은 한 점을 향해 완만하게 경사졌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위압적이지 않다. 주변을 감싼 적갈색의 건물 덕분이기도 하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시에나 컬러’를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시에나에서 유래한 것이다. 붉은 흙빛이 도는 갈색, 즉 시에나의 건물색 그대로다. 영어로는 ‘이탈리안 어스’(Italian earth)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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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만약 광장이 네모반듯하고 평평하다면 사람들이 편하게 앉고 누울 수 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비슷한 형태의 광장은 파리의 현대적인 미술관인 퐁피두센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캄포 광장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미술관을 향해 모두 자유롭게 앉거나 누워 있다. 빠르게 움직이는 파리 한가운데서 정지 화면을 보는 듯했다.

완만한 경사를 가진 광장은 행위도 부드럽게 만든다. 시에나에서는 누구 하나 빨리 걷는 사람이 없다. 캄포 광장에 누워 눈을 지그시 감아도 괜찮다.

문성호 서울시의원 “연희동 견고한 폭우 방어 태세, 연희1구역재개발조합이 주민 안전 보장 확실한 기여”

문성호 서울시의원(국민의힘, 서대문2)이 2년 전 폭우로 축대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던 연희동 주민들이 이번 폭우로 지반 붕괴 등을 우려하는 민원을 전함에 있어, 직접 순찰한 결과 현재 문제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으며 특히 경사가 가파른 지역인 홍제천로2길 일대의 안전을 위해 연희동 연희1구역재개발조합에서 방벽 공사 및 기반 시설 보강으로 견고한 대비가 구축되었음을 전했다. 문 의원은 “2년 전 여름, 폭우가 쏟아지는 중에 연희동에서는 축대가 무너지는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다행히 매몰되거나 사고를 입은 주민은 없었으나,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삶에 충격을 가했다. 그러한 사고가 있었기 때문인지 폭우경보가 있는 날이면 연희동 해당 일대 주민들의 우려가 늘 들려온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문 의원은 “특히 연희동 홍제천로2길 일대는 경사가 가파른 탓에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는 물줄기 역시 빠르고 강한 힘으로 쏟아져 내려오기에 매우 위험함은 모두가 익히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본 의원이 직접 야간에 현장을 순찰한 결과, 다행히도 미리 구축된 방벽과 벙커형 주차장의 견고하고 또 체계화된 물 빠짐 구간 구축으로 아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설명을
thumbnail - 문성호 서울시의원 “연희동 견고한 폭우 방어 태세, 연희1구역재개발조합이 주민 안전 보장 확실한 기여”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2019-03-1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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