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내년 2월 26일까지 ‘때깔’ 특별전
‘청·적·황·백·흑’ 오색은 우리 고유의 정서와 가치관이 담긴 대표적 단색이다.‘백’은 흰색 두루마기와 저고리 등 조선 선비들의 소박하고 절제된 생활을, ‘흑’은 관모와 관복 등 격식과 위엄을 상징했다. ‘적’은 구복벽사(求福?邪)의 의미를, ‘청’은 푸른 자연을 이상향으로 삼았던 세계관을 엿보게 한다. ‘황’은 국왕의 고귀와 위엄, 신성을 상징하는 색으로 왕실에서 쓰이던 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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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14일 개막한 ‘때깔, 우리 삶에 스민 색깔’ 특별전시에서 관계자가 색동저고리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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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의 존엄을 나타내는 ‘일월오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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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이 전통 유물과 현대 미술작품 350여 점을 통해 우리 삶에 깃든 색의 의미를 조명하는 특별전 ‘때깔, 우리 삶에 스민 색깔’을 14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연다.
1부 ‘단색’은 오방색(五方色) 혹은 오행색(五行色)으로도 일컬어지는 오색(五色)에 담긴 가치와 변화상을 다룬다. ‘흥선대원군 초상’(보물 제1499호)부터 ‘흑초의’(중요민속문화재 제13호), 청화백자, 황룡포를 입은 고종을 그린 ‘고종황제 어진’ 등 대표적 유물이 소개된다.
2부는 음과 양의 조화, 상생과 상극의 어우러짐을 담은 유물과 작품으로 꾸며진다. 적색과 청색 비단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사주단자, 붉은색 칠을 한 뒤 가장자리만 흑색으로 처리한 이층주칠농(二層朱漆), 조선시대 여성의 예복인 당의(唐衣)와 혼례복인 활옷 등이 전시된다.
마지막 3부는 한국인의 전반적인 색채 감각을 들여다본다. 왕의 존엄을 나타내는 그림인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와 정해조 작가의 ‘오색광율’(五色光律) 등이 나온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색깔과 관련된 속담·한시·고사성어, 천연염료·안료 설명 자료, 색상 전문가와 일반인의 인터뷰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기량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장은 “색은 왕실부터 민간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관혼상제 같은 중요한 의례에서 관념적이고 상징적인 개념으로 사용됐다”며 “조상들은 여러 색의 어울림과 균형을 중시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서양의 색과는 다른 고유한 미감의 바탕이 된 한국적인 색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6-12-1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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