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는 것보다 살찌는 게 더 무서웠다/라미 지음/마음의숲/368쪽/1만 4000원
책은 한 여성이 식이장애를 겪으면서 몸과 마음이 무너진 8년 동안의 기록을 담은 만화다. 다이어트에 집착하게 된 이유,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음식을 먹은 뒤 강박적으로 게워내는 상황, 그런 뒤에 느끼는 자괴감 등이 생생하다. 둥글둥글한 그림체지만 저자가 직접 겪은 가혹한 이야기를 차마 보기 어려운 장면도 있다.
저자는 식이장애를 극복하고자 끊임없이 공부하고, 상담받고, 결국 이겨 낸다. 식이장애가 단순히 자기관리 못 하고 음식에 집착하면서 생기는 게 아니라 자신감 부족과 주변의 과도한 기대,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한 강박에서 온다고 설명한다. 세상의 시선에서 나를 지키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방법이 담겼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9-10-11 3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