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풍경] ‘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

[책갈피 풍경] ‘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

입력 2012-12-06 00:00
수정 2012-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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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이브가 웃던 곳 ‘성서의 땅’ 터키 그 숨겨진 속살 찾아

성서 속 인물 가운데 아브라함이 있다. 아담의 후손으로, 100세에 아들 이삭을 낳을 만큼 ‘절륜’함을 자랑하다 175세에 세상을 뜬 인물이다. 기독교뿐 아니라 유대교와 이슬람교에서도 ‘믿음의 조상’으로 떠받들고, 방주를 만들었던 노아와도 58년 동안 같은 시대를 살았다니, 이쯤되면 ‘레전드급’이다.

그는 어디서 태어났을까. 구약성서에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라 기록됐으니, 중동 어디쯤일 거라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뜻밖에 터키란다. 그것도 변방의 소도시 샨리우르파의 한 동굴에서 태어났다는 것. 물론 이는 지역 주민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그러나, 인근에 성서와 관련된 유적들이 적지 않으니 무턱대고 무시할 수도 없다. 이런 재밌고 놀라운 기록들을 담고 있는 책이 ‘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이호준 지음, 애플미디어 펴냄)이다.

앞서 간행된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를 통해 터키 안탈랴 지방의 독특한 역사와 문물을 소개한 저자는 이번엔 남동부 아나톨리아로 떠났다. 저자의 표현대로 “그리스와 로마, 이슬람이 남긴 발자취가 가는 곳마다 옷깃을 잡고 놓지 않았을 만큼” 꼭꼭 숨겨진 터키의 속살을 짚어가는 여정이었다. 아담과 이브가 살았다는 평원을 지나,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원지인 유프라테스강을 걷고, 신이 되고 싶었던 안티오코스 1세의 거대한 무덤이 있는 넴루트 산을 발품 팔아 넘었다.

저자는 “예언자들의 도시, 성서의 무대 등의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아나톨리아를 걷는 동안 순례자의 마음이었다.”고 했다. 기독교인이 아닌데도 신성이 깃드는 듯한 희열이 여행 내내 따라 다녔다는 것. 책은 말라티아와 샨리우르파 등 여행지에 대한 기록 외에도 무슬림이 돼지고기를 안 먹는 이유, 커피와 카페의 기원, 황후가 된 매춘부 등 재밌는 에피소드를 틈틈이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다양하고 아름다운 사진들 덕에 탄탄한 현장감까지 확보하고 있다. 1만 5000원.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2012-12-0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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