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大가 대학 구하고 지방 살릴까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글로컬大가 대학 구하고 지방 살릴까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김상현 기자
김상현 기자
입력 2024-02-20 03:03
수정 2024-02-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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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비수도권 대학을 지원하는 ‘글로컬 30’ 사업이 지역 인구 소멸의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위해선 각 대학의 교육이 지역 산업·경제·문화 분야 등에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수도권 대학 구원투수로 주목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6년까지 총 30곳 내외의 글로컬대학을 지정해 5년간 최대 1000억원을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10개 대학을 글로컬대로 지정했다.

글로컬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포스텍(포항공대)이다. 지난해 글로컬대로 선정돼 5년간 1000억원을 지원받게 된 포스텍은 여기에 1조원을 추가 투자한다. 포스텍이 ‘제2의 건학’으로 이름 지은 이번 투자 건은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세계 최고 연구 분야를 육성해 신산업 분야에서도 앞서 나가기 위한 방안이다.

포스텍은 우수 교수 채용에 주력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세계 상위 1% 석학을 유치하고 우수 교원 정년을 70세로 보장한다.

●포스텍, 지방 인재 정착 마중물 기대

포스텍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 경북 포항시엔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 등 이차전지 소재 기업이 들어서 있는 데다 수소와 바이오 분야도 특화돼 있다. 포스코와 에코프로 등 기존 기업과 포항시가 유치하는 신산업 분야 기업들은 관련 분야를 전공한 포스텍 졸업생들을 선호하게 되고 이들 기업 입사자들은 자연스럽게 포항에 정착할 수 있다. 포스텍은 ‘제2의 건학’ 플랜을 짜면서 수소·원자력·바이오·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산업 분야 연구를 통해 산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시민단체 포항지역발전협의회 공원식 회장(전 경북 부지사)은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 분원을 수도권인 위례 지구에 만들기로 했지만, 연구원을 포항에 두고 포스텍과 협력한다면 우려하던 연구원 충원 문제도 해결되고 인구 소멸 문제도 타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무분별한 통합… 지방대 퇴출 유도

다만 무분별한 대학 통합으로 이뤄진 글로컬대는 인구 문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 지역의 한 사립대 총장은 “글로컬대 지정은 혁신이라는 명분 아래 경쟁력 없는 지방 대학들의 퇴출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지방대 퇴출이 오히려 지역 인구 감소를 부추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인구 문제뿐 아니라 지역 동반성장 차원에서도 인공호흡기를 단 것에 불과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무분별한 통합 사례로 강원대·강릉원주대, 부산대·부산교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충북대·한국교통대 등을 들었다. 그는 “이들 대학 통합은 생존을 위한 통합이라 지역사회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그나마 젊은이들을 수도권에 빼앗기지 않으려면 통합과 연합으로 대학 경쟁력을 키우는 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토로했다.
2024-02-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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