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졸이는 막판 변수들
재·보선 하루 전인 26일까지도 판세는 안갯속이었다. 여야는 핵심 변수들이 막판에 어떻게 작동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투표율이다. 어떤 후보가 자기를 지지하는 유권자를 얼마나 많이 투표소로 유인하느냐에 승부가 달려 있다. 재·보선에서는 대체로 투표율이 35%보다 높으면 야당에, 낮으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그동안 굵직한 선거의 승부를 갈랐던 40대의 투표율 및 투표 성향이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궂은 날씨도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각각 서울·부산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많은 경기성남 분당을과 경남 김해을은 교통도 중요한 변수로 지목된다.선거 막판에 터진 불법선거 논란이 각 당의 지지층을 얼마나 결집시키느냐도 핵심 변수다. 특정 지역의 논란이 다른 지역의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장 큰 충돌은 강원도에서 벌어졌다.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 측의 ‘불법 전화홍보’ 문제와 민주당 최문순 후보 측의 ‘허위 문자메시지 발송’ 문제를 놓고 여야 간 고소·고발이 난무했다.
‘숨은 표’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는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숨죽이고 있던 30~40대 진보층이 위력을 발휘했다. 일반적으로는 야당을 지지하는 숨은 표가 더 많다고 보지만, 정권심판론·부정선거 논란 등을 무기로 야권이 공세적으로 선거운동을 전개한 이번에는 오히려 보수층이 숨죽이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분당을은 보수층의 숨은 표가 당락을 결정할 수도 있다.
이 밖에 한나라당 후보와의 ‘1대 1’ 대결 구도를 만든 야권 단일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야권이 이기면 단일화는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김해을과 전남 순천에서 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이 단일 후보를 적극 지원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권자가 여당의 지역발전론과 야권의 정권심판론 중 무엇을 택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1-04-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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