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 반대 시위는 日 한류 팬 온라인 항의에서 비롯”

“혐한 반대 시위는 日 한류 팬 온라인 항의에서 비롯”

입력 2014-01-16 00:00
수정 2014-01-1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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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기 교수 “시위대 압박하며 반대 세력 결집 계기” 분석

최근 수년간 일본에서 위협적으로 벌어진 ‘한국 혐오(혐한·嫌韓) 시위’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본 내 한류 팬들의 온라인 항의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웅기 홍익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재외한인학회에서 발표한 논문 ‘혐한 시위를 통해 보는 재일 코리안: 카운터(반대·counter) 활동을 중심으로’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일본 내 혐한 시위의 전개과정을 조명했다.

김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혐한 시위가 본격화된 것은 2006년 1월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이 결성되면서부터다.

이후 재특회는 꾸준히 세를 늘려 2009년 12월 교토조선 제1초급학교 주변 시위를 비롯, 2011년 후지TV의 한류 콘텐츠 방영에 반대하는 집회를 조직했고 2012년에는 도쿄도(東京都) 신오쿠보(新大久保) 등지에서 대규모 혐한 시위를 벌였다.

이 단체의 활동은 온라인에서 우익 언사를 남발하는 ‘넷우익(Net右翼)’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면서 2013년 말을 기준으로 회원 수가 1만4천 명까지 늘어났다.

반면 이에 대항하는 움직임은 온라인상에서 어린 케이-팝(K-Pop) 팬들의 작은 항의에서 시작됐지만 혐한 시위 세력을 압박하고 혐한에 반대하는 이들을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특히 재특회가 혐한 시위를 벌이며 한인 상점들을 상대로 폄하나 비방 등의 거친 행태를 보이자 케이-팝 팬들의 항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고, 거리에서 혐한 시위를 물리적으로 저지하는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실례로 혐한 시위가 열린 지난해 1월 12일 트위터에 적지 않은 비난 글이 올랐다.

김 교수는 당시 트위터에 오른 대표적인 비난 글로 “’죽어라’라든가 ‘바퀴벌레’라든가 패거리를 만들어 외쳐대며 사람의 마음을 침해하는 일을 ‘권리’라고 주장해봤자 바보 같지 않나. 인간의 권리를 침해할 권리 따위는 없다”를 소개했다.

한 네티즌은 “신오쿠보의 반한 데모를 놓고 다수가 비판(같은 일본인으로서 창피하다)”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케이-팝 팬들의 글은 재일동포 프리랜서 언론인인 이신혜 씨의 온라인 기사를 통해 소개됐고, 이에 영향을 받은 소위 ‘카운터 세력’이 거리 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 김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카운터 세력이 처음 거리로 나선 때는 지난해 2월 9일 신오쿠보에서 열린 혐한 시위였으며 이때부터 혐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재일동포 2세이자 일본 정치를 전공한 김 교수는 16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13일에도 교토에서 혐한 시위가 있었는데, 작년 한 해 150차례의 혐한 시위가 일본 전역에서 벌어졌다”면서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오사카, 교토 등지에서 여전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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