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다급할때 통화한 靑3인방 관계는

정윤회, 다급할때 통화한 靑3인방 관계는

입력 2014-12-03 00:00
수정 2014-12-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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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2차례 통화사실 시인…애초 “연락 안했다” 주장 번복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씨가 그간 알려진 것과는 달리 지난 4월에 이어 최근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파문 이후에도 ‘청와대 핵심비서 3인방’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자연히 정씨와 3인방과의 관계, 실제 정권내에서 3인방의 역할과 파워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씨는 이번 파문의 핵심 당사자 중 한명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측이 과거 작성했다가 이후 시중에 유출된 청와대 문건에서 3인방을 비롯한 청와대 내 주요 참모진들, 즉 ‘십상시’들과 만나 국정에 개입한 것으로 묘사된 인물이다.

정씨는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4월과 최근 문건의혹 파문 이후 등 2차례에 걸쳐 ‘3인방’의 한명인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전화통화한 사실을 시인한 뒤 특히 지난 4월 이뤄진 이 비서관과의 통화와 관련해서는 “(시사저널 보도 이후) 너무 억울하니까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만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시사저널은 ‘지난 3월 정윤회씨가 박지만 회장을 미행했고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정씨를 내사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그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파문이 터진 뒤 지난달 29일과 30일 이재만, 안봉근 청와대 비서관과 전화통화를 했으며 ‘나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취지의 통보를 한 사실까지 털어놓았다. 2007년 이래 7년간 야인으로 살면서 전혀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최초 언론인터뷰 내용을 불과 하루이틀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조 전 비서관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씨가 그간의 주장과는 달리 지난 4월 이 비서관과 통화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4월11일 퇴근길에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내게 전화를 걸어와 ‘(정윤회씨의) 전화를 좀 받으시죠’라고 했다”며 “정씨와 절연한 것처럼 얘기해온 이 비서관이 정씨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보고 ‘도대체 이게 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역시 정씨가 이 비서관에게 전화를 한 사실은 확인했다. 다만 이 비서관이 조 전 비서관에게 전화를 했는지 여부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정씨와 청와대는 전화통화 자체는 사실임을 확인하면서도 정씨와 3인방이 이번 정부 출범 후 일절 만난 사실이 없으며 따라서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은 실체가 없는 루머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건에 대해 “저를 음해할 목적이 아니라면 왜 그랬겠는가. 다른 이유가 있었겠는가”라며 “제가 진짜 비선실세라면 누가 했는지 알겠지만, 비선실세가 아니니 누가 했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청와대도 “(정씨와 이 비서관 두 사람의) 만남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 전 비서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문건의 신빙성에 대해 “6할 이상이라고 본다. (문건 작성자인) 박모 경정이 작문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나는 워치도그(watchdog.감시견)다. 위험을 보면 짖는게 임무였고, 그 임무에 충실했다”고 주장했다.

또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작년 10월말, 11월초 청와대에 들어올 예정인 경찰관 1명을 검증하다가 ‘부담’ 판정을 내렸는데 안 비서관이 전화해 ‘이 일에 책임질 수 있느냐’고 물었다”며 “당시 경찰인사는 2부속실에서 한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정씨와 조 전 비서관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사생결단식 폭로전을 벌이면서 파문의 한복판에 서게된 ‘비서 3인방’의 그간 역할과 파워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인방은 정권초부터 조 전 비서관측과 갈등·견제관계를 형성했다는게 청와대 내 정설로 통한다. 조 전 비서관 측이 청와대 인사의 파행상황 등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3인방을 요주의 리스트에 올려놓았던 것으로 알려진 것.

실제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잇단 내사에 비서 3인방을 비롯해 일부 친박계 참모들이 “근거없는 첩보를 바탕으로 엉터리 보고서를 써 대통령 주변을 들쑤신다”며 조 전 비서관 측에 상당한 불만을 표출했던 것은 청와대 내부에서는 많이 알려진 일이었다.

3인방의 정권내 역할을 두고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도 불리는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 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 등 3인방은 박 대통령이 1998년 3월 대구 달성 보궐선거를 통해 정계에 입문한 이래 17년간 줄곧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그만큼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울 수밖에 없는 것.

이들이 박 대통령의 일정과 메시지, 수행을 담당하면서 자연히 많은 이들이 3인방과 줄을 대기 위해 노력하거나 3인방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풍문이 많이 떠돌았다.

특히 3인방 뒤에는 박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뒤 2007년 대선 경선에 출마하기 전까지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씨가 버티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이런 인연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정씨가 이들과 모임을 하면서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건이 작성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반면 정씨는 2007년 이후 박 대통령과 멀어졌고 2012년 대선에서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으며 3인방 역시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비서일뿐 주요 인사를 비롯한 국정에 개입할 입장은 못된다는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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