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오바마 리더십 분석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눈에 띄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각각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고,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다.
메릴랜드 A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 골프장을 걸어가고 있다. 평일에 이례적으로 이뤄진 이날 골프 회동에는 밥 코커 공화당 상원의원 등 의원 3명이 함께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골프를 치고 있던 시간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두번째 일정지인 워싱턴DC를 방문하기 위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메릴랜드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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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역시 신중함에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단어 하나하나에 메시지를 담아 전달해 왔다. 약속에 가장 인색한 정치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언행을 조심해 왔다.
오바마 리더십은 겸손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게 특징이다. 흑인 혼혈이라는 소수자(마이너리티) 출신에서 오는 특징이다. 오바마가 화를 냈다거나 누구와 얼굴을 붉혔다는 얘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결단을 내릴 때는 단호한 성향을 보인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감행할 것인지를 놓고 참모들이 주저할 때 작전 실패의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린 사람이 바로 대통령인 오바마다. 단호함은 박 대통령을 규정 짓는 주요 성품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세종시’ 문제 등 한번 정한 길에서는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실리와 실용을 중시하고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점에서도 박 대통령과 닮았다.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 별장이나 텍사스 크로퍼드 가족 목장으로 외국 정상을 초청해 1박 2일간 우정을 쌓았던 것과 달리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대개 30분 정도 이뤄진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실용적인 면모도 특징이다. 오바마는 빈라덴 사살 작전 당시 백악관 상황실에서 중앙 좌석을 참모들에게 내주고 구석에 앉아 작전을 지켜봤을 정도다. 때로는 너무 실용적인 면모로 인해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한다. 지난해 3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오바마는 미국의 유럽 지역 미사일 방어(MD) 정책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에게 “대선이 끝날 때까지 좀 기다려 달라”고 밀담했는데, 이것이 마이크를 타고 큰 소리로 공개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2013-05-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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