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항공기 3대 떴다… 김정은 싱가포르행 ‘007 경호 작전’

평양서 항공기 3대 떴다… 김정은 싱가포르행 ‘007 경호 작전’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18-06-10 22:50
수정 2018-06-11 00:2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새벽 수송기 이륙 후 시간차 출발

참매 1호는 항공 편명 없이 비행
金 안전 등 이유 동선 감추려 한 듯

北 ‘정상국가’ 이미지 부각 차원
공군기지 아닌 민간공항 이용

中, 시진핑 이용하는 전용기 제공
북·중 우호관계 과시 노린 듯
이미지 확대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싱가포르 세인트리지스호텔에서 북한 경호원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차량 주위를 경호하고 있다.  싱가포르 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싱가포르 세인트리지스호텔에서 북한 경호원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차량 주위를 경호하고 있다.
싱가포르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0일 싱가포르행에는 3대의 항공기를 동원한 ‘첩보 작전’이 벌어졌다. 시간차를 두고 이날 오전 비행한 항공기 3대는 도착 전까지 김 위원장의 탑승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고 에어차이나 소속 항공기는 공중에서 편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공중 동선을 가리기 위한 경호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부 소식통은 “평양에서 일류신(IL76) 수송기 1대가 이륙해 싱가포르를 향해 비행했다”며 “오전 8시 30분쯤 에어차이나 소속 항공기 1대 그리고 1시간가량 뒤에 김 위원장 전용기 ‘참매 1호’가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했다”고 밝혔다. 참매 1호는 베이징을 지나 서남 방향으로 항공 편명 없이 비행했다.

반면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 항공기는 CA122 편명으로 베이징에 인접하다 편명을 CA61로 변경한 후 싱가포르로 향했다. 항공기는 편명을 공중에서 바꿨지만 항공기 고유 번호는 그대로 유지했다. 항공기가 도중에 관제 콜사인인 항공 편명을 바꾸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북측이 김 위원장의 안전 등의 이유로 이동 경로가 공개되는 것을 우려해 내놓은 조치로 보인다. 맨 먼저 출발한 수송기에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사용할 전용 방탄 차량인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와 김 위원장의 건강 정보를 노출하지 않기 위한 이동식 화장실 등이 동원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지 확대
김 위원장이 탑승한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4J6 기종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 중국 고위급이 이용하는 전용기로도 유명하다.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참매 1호도 제원상 비행거리가 1만㎞에 달해 약 4700㎞ 거리인 싱가포르까지 재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지만 장거리 비행 경험이 없는 만큼 안전사고 우려 등이 제기됐었다.

한 소식통은 “참매 1호를 띄운 것은 김 위원장이 어느 비행기에 탔는지에 대한 정보를 감추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고 회담 지원 인력과 지휘통신 가동 기술진, 경호 인력 등을 태웠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비행기는 이날 창이국제공항을 이용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를 사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차이를 보였다. 미 대통령은 해외 방문 시 미군과 협조 관계를 맺는 공군기지를 이용하는 것이 일종의 관례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군과 관련 있는 공군기지를 이용하는 데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민간공항을 이용함으로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상외교에 나선 ‘정상국가’ 이미지를 과시하려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김 위원장이 중국이 제공한 전용기를 이용했다는 점은 북한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북·중 우호 관계를 과시하려 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8-06-11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