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C 주재… 정면돌파 의지
“어떤 비난에도 굴하지 않아야대통령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
“고난을 벗 삼아 소신 지켜 가길”
우병우 의혹 관련 심경 담긴 듯

박근혜(얼굴) 대통령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대통령으로서 그동안 대한민국과 국민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고심과 번민을 거듭해 왔다”며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단하게 된 것도 북한의 이런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일부 정치권과 일각에서 사드 배치를 취소하라는 주장이 있는데 사드 배치 외에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부디 제시해 달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지금 사드 배치가 정쟁화돼 가고, 이것을 재검토하자는 것까지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분열하고 사회 혼란이 가중된다면 그것이 바로 북한이 원하는 장으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문제에 불순세력이 가담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고, 그것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특히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비난에도 굴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저항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고 했다. 이어 “여기 계신 여러분들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 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사드 배치 등 국가안보에 관한 한 흔들림 없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일각에서는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과 거취 논란에 대한 심경을 담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박 대통령이 우 수석 사퇴론을 일축하고 우 수석에게 힘을 실어 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연일 제기되는 의혹으로 야권은 물론 청와대 일각과 친박근혜계에서까지 우 수석 사퇴 불가피론이 거론되는 등 동요가 일자 박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 표명을 통해 중심을 잡고 나섰다는 얘기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NSC 참석자들에게 당부한 사항으로 박 대통령이 언급한 소명은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NSC 참석 대상이 아닌) 우 수석과 연관 짓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예정대로 다음주 여름휴가를 갈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배치 논란과 우 수석 논란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정해진 길을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2016-07-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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