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봄날, 눈물에 젖은 팽목항”

“야속한 봄날, 눈물에 젖은 팽목항”

입력 2014-04-20 00:00
수정 2014-04-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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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아, 왜 이러고 있어? 집에 가야지!”

밤샘 구조작업에서 수습된 시신 13구가 해경 경비함정에 실려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도착했다.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희생자 시신을 확인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희생자 시신을 확인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희생자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희생자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사고 이후 닷새 동안 비바람이 몰아치고 흐렸던 팽목항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화창한 봄날씨였다.

가족들은 상황실에서 사망자 수습 소식을 듣고 인근 선착장으로 향했다.

걸어가는 동안 자꾸만 쏟아지는 눈물을 닦으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오전 9시 43분. 첫 함정이 입항하자 수백여 명의 가족들은 “어떡해, 어떡해”하며 오열했다.

이번 사고가 아니었다면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가족들과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을 시간이었다.

대기장소에 들어간 가족들은 “ㅇㅇ아, 왜 이러고 있어? 집에 가야지!”라고 소리치며 대답이 없는 아들과 딸을 끌어안고 흐느꼈다.

현장에는 10여대의 119구급대 차량과 100여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앞서 팽목항 상황실에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의 인상착의를 게시한 내용을 살피며 혹시라도 자신의 자녀가 아닌지를 살피는 가족들이 몰렸다.

희생자 명단에서 아들의 이름을 확인한 한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오열하다 다른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현장 응급의료소로 실려가기도 했다.

이번에도 자식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다른 어머니는 바다를 바라보며 주저앉아 “엄마, 아빠가 잘못했다”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실종자 가족들은 상황을 설명하는 해경 관계자에게 “시신을 빨리 수습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원 확인을 마친 희생자들은 팽목항 도착 1시간여 뒤에 가족들과 119구급대 차량을 타고 병원으로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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