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상’ 인요한 교수 “온돌방의 도덕 회복해야”

’인권상’ 인요한 교수 “온돌방의 도덕 회복해야”

입력 2014-12-10 00:00
수정 2014-12-1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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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뤄냈습니다. 이제는 ‘온돌방의 도덕’을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세계인권선언 66주년을 맞아 10일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인권상 근정훈장을 받은 인요한(미국명 존 린튼)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는 연합뉴스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인 교수는 이주민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 체계를 향상시키고자 노력한 점, 북한 신생아·아동·산모 등에 대한 의료활동과 인도적 지원으로 북한 주민의 인권 신장을 도모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인 교수는 “가난한 시절 전라도 온돌방에서 군불 때고 둘러앉아 어른들에게서 지식과 지혜뿐 아니라 도덕을 배웠다”며 “나에게는 그때 배운 도덕이 인간 됨됨이이자 인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이 나에게 나쁘게 한다고 해서 내 행동에 면죄부를 주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인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세월호부터 시작해서 모든 문제가 다 도덕인 만큼 대통령, 공무원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이 앞장서서 조상의 도덕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 교수는 또 “북한 동포들은 추운 집에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기아 상태에 빠져 있는데 우리는 120만t의 쌀을 쌓아두고만 있다”며 “이념과 사상이 많이 다르지만 그들의 인권을 생각해서라도 북쪽에 선물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인 교수는 “저의 조상은 학교와 교회를 세우는 등 한국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사실 저는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다”면서 “제 공로보다는 조상을 대표해 상을 받은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의 의료 한류화를 위해 힘쓰고 남북이 부드럽게 서로 만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1959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인 교수는 아버지의 외조부가 1895년 선교활동을 위해 이주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으며 5대째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1987년 서양인 최초로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그는 1997년 외증조할아버지인 유진 벨 선교사의 이름을 딴 유진벨재단을 형과 함께 설립, 북한 결핵퇴치사업을 하는 등 20여 차례 북한을 드나들며 무료 진료, 앰뷸런스 기증 등 대북 의료지원 활동을 펼쳐왔다.

아울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국인진료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주한 외국인을 치료해왔고 2012년에는 특별 귀화가 허용돼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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