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에브리바디” 피습에도 미소 잃지 않은 美대사

“하이 에브리바디” 피습에도 미소 잃지 않은 美대사

입력 2015-03-10 16:28
수정 2015-03-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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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기자회견 자청해 한국 국민에 감사 표시

흉기 피습 뒤 공식 석상에 닷새 만에 모습을 드러낸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는 여유와 미소를 잃지 않는 표정이었다.

10일 오후 퇴원 직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연 리퍼트 대사는 “Hi Everybody.”(안녕하세요 여러분)라는 말과 함께 다치지 않은 오른손을 흔들며 나타났다.

짙은 회색 정장에 초록색 넥타이 차림의 리퍼트 대사는 얼굴 부위 상처에 실밥을 제거하고 얼굴색과 비슷한 색 밴드를 붙인 상태였다.

꾸준히 통증을 호소한 왼팔은 아직 고정 장치를 하고 있어 다소 불편 해보였다. 이 탓에 기자회견 관련 문서를 잡을 때도 오른손만 사용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한국 국민에게 감사를 표한뒤 한국어로는 “같이 갑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동네 아저씨, 세준이 아빠”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같이 갑시다’라는 말은 1950년 한국전쟁 시절 국군 제1사단이 미군과 함께 북한군 3개 사단을 격퇴하고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냈을 때 만들어진 주한미군의 표어다.

동맹 구호가까지 만들어진 이 표어는 주한미군 소식지의 이름으로도 쓰이는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방한해서 강의나 연설을 할 때면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맺음말로 ‘같이 갑시다’를 언급해왔다.

20여 분 남짓한 기자회견 뒤 질문 3개를 받은 리퍼트 대사는 6층 기자회견장을 떠나 B게이트 출입구가 있는 3층 로비로 이동했다.

평소보다 부쩍 많은 경호원 20여명과 의료진 5명은 리퍼트 대사를 다이아몬드 대형으로 경호하며 출구로 빠져나갔다.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리퍼트 대사의 퇴원을 축하했다. 한 시민이 “리퍼트 화이팅”이라고 소리치자 리퍼트 대사는 오른손을 흔들며 화답하기도 했다.

경찰 병력 400여명이 지키는 가운데 B게이트를 통과한 일행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미국 대사관 캐딜락 차량에 타고 병원을 빠져나갔다.

리퍼트 대사가 탄 차량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오토바이(싸이카) 4대와 경호차 3대의 호위를 받은 채 중구 대사관저로 향했다.

같은 시간 미국대사관 인근에서는 리퍼트 대사 퇴원을 축하하는 보수 계열 시민단체들의 행사가 이어졌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소속 회원 3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미국대사관 맞은편 광화문광장 우측에 일렬로 늘어서서 리퍼트 대사의 퇴원을 축하했다.

이들은 세찬 칼바람에도 점퍼와 귀마개, 목도리로 중무장하고 나와 리퍼트 대사를 기다렸다.

이들은 ‘Let’s go together!, Mr. Lippert congratulations for leaving hospital’(같이 갑시다, 퇴원을 축하합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같이 갑시다”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2시 40분께 리퍼트 대사가 대사관이 아닌 중구 대사관저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

비슷한 시간 미국대사관 인근 KT 광화문사옥 앞에서도 민주화위원회 관계자 20여명이 한 줄로 늘어서 리퍼트 대사 응원 문구를 담은 현수막 5개를 이어붙여 들고 대사의 퇴원을 축하했다.

자유대학생연합도 리퍼트 대사 퇴원 축하 기자회견을 열어 대사의 쾌유와 건강한 한국생활을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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