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추모’ 천경자 흔적 찾기 어려운 고향 고흥

‘쓸쓸한 추모’ 천경자 흔적 찾기 어려운 고향 고흥

입력 2015-10-22 10:46
수정 2015-10-2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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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 작품 반환 갈등 후 천 화백측과 소원해져 “고향에 작품 한점 없지만 세계적 화가…기념사업 고려해야”

22일 천경자 화백의 타계소식이 뒤늦게 전해지자 천 화백의 고향인 전남 고흥 주민들은 크게 안타까워했다.

천경자 미술관 건립을 둘러싸고 천 화백의 장녀 이혜선씨와 빚어진 갈등으로 고향과도 소원해졌지만 지역에서는 여전히 그를 자랑스러워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천 화백이 2007년 고향에 기증했던 작품 66점은 고흥군과 이혜선씨와의 갈등 끝에 현재 이혜선씨에게 모두 반환한 상태이다.

천 화백이 태어난 고흥읍 서문리에는 생가 등 과거 흔적도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해방 전 유학길에 오를 때까지 광주의 학교와 고흥 집을 오가며 오랫동안 살았지만 생가나 그가 살았던 집의 흔적도 찾기 힘들다.

가족과 친인척들도 대부분 사망하거나 고흥을 떠나 현재는 외가 쪽 고령의 노인만 소수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을 포함해 고흥군은 물론 주민들도 천 화백의 타계 사실을 모르고 있어 그동안 고향과 소원해져 버린 관계가 더욱 도드라졌다.

천 화백과 고향과의 관계는 2007년 천 화백이 고흥군에 작품을 기증할 때만 해도 아주 좋았다.

애초 미술관을 계획했지만 예산문제로 고흥종합문화회관내에 전시관을 만드는 것으로 대신해 기증받은 작품을 전시했다.

이후 미술관 건립계획이 다시 세워지면서 건축 설계까지 했지만 이혜선씨와의 의견대립으로 사업이 끝내 무산됐다.

결국 2012년 전시관의 작품 보관에 문제가 있다며 이혜선씨가 작품 반환을 요구해 고흥군과 갈등을 빚었고 이듬해 모든 작품이 반환됐다.

이후 고흥과는 연락이 끊기다시피 했으며 고흥에서도 천 화백을 언급하는 일도 거의 사라질 만큼 그의 흔적은 희미해졌다.

고흥군도 군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애도 글을 올리는 것을 검토하는 것 외에는 아직 별다른 추모사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고흥의 한 주민은 “세계적인 화가의 고향인데도 그의 흔적이나 작품 한점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은 참 안타깝다”며 “유족과 함께하기 어렵다면 지역이 자체적으로라도 기념사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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