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까지 월 3∼4회 방문했으나 동반자는 모른다”
정운호(51·구속)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브로커 이모(56)씨가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은 식당들이 이들과의 연루설을 부인했다.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대표는 이씨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강남구 청담동 A식당을 운영하며 이곳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전날 찾은 A식당은 청담동 명품거리의 한 골목에 자리한 5층짜리 건물의 2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다른 층에는 중식당과 메이크업숍이 영업 중이었다.
점심 시간대에 맞춰 방문했지만, 식당은 불이 꺼진 채 굳게 문이 잠겨있었다.
건물 관계자는 “보통 저녁에 문을 연다”면서 “점심때에는 예약 손님이 있는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영업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날 저녁 시간대에 맞춰 다시 찾은 식당 내부로 들어가 봤다. 식당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개방형 키친에 대여섯개 가량의 테이블이 단촐히 홀에 놓여 있었고 6∼1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의 룸 두 개가 갖춰져 있었다.
모던 일식과 한식류를 판매하며 가격은 코스 요리는 10만원, 생선구이와 대합탕 등 일품요리는 2만∼8만원대였다.
예약제로 운영된다고 알려졌었지만, 예약을 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었다.
A식당 사장에게 정 대표와 이씨가 운영한 곳이 맞는지 등을 물었지만, 사장은 “두 사람 모두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작년 9월에 식당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데 내 식당이 그 사람들과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는 소리를 기사가 나고 나서 알았다”고 말했다.
브로커 이씨는 한강시민공원에 있는 선상 레스토랑인 송파구 잠실동 B식당을 운영하며 이곳에서 로비활동을 벌였다는 의혹도 받았다.
같은날 오후 찾은 B식당 내부에는 한강 쪽으로 난 통유리 쪽에만 테이블 10여개가 늘어서 있었고, 안쪽에도 10여개의 테이블이 더 있었다.
점심과 저녁에는 양식요리를, 낮에는 음료를 판매하고 있었고, 코스요리는 점심 3만원대, 저녁 6만원대 였고 음료는 모두 1만원대 이상이었다.
식당 바로 옆에는 요트클럽이 붙어 있었다. 창밖으로는 넘실대는 한강물과 요트를 즐기는 이들이 보였다.
이씨는 이곳을 운영하면서 정관계 인사들을 데리고 와 식사를 하고 요트를 즐겼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식당 관계자는 이씨가 식당을 운영한 적이 없고 운영자는 다른 사람이라고 부인하면서, 이씨는 식당에 자주 오는 단골손님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씨를 “이 회장님”이라고 불렀다.
이씨는 자주 올 때는 한 달에 3∼4번 식당을 방문했고, 올 때마다 적게는 3명에서 많게는 20여 명을 동반해 식사하고 요트를 즐기기도 했다고 식당 측은 전했다.
이씨가 일행을 데리고 수차례 이곳을 찾았다는 증언 등으로 볼 때 이 식당을 무대로 접대를 하면서 로비 활동을 벌였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식당 관계자는 이씨가 누구를 동반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답하며, “작년 말까지는 자주 나타났지만, 올해부터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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