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가 지나가네?”…차 잃어버린 소방관-절도범 ‘추격전’

“내 차가 지나가네?”…차 잃어버린 소방관-절도범 ‘추격전’

입력 2017-02-24 13:52
수정 2017-02-24 15:3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하루 새 차량 2대 훔친 40대…“부모님 산소 가려고 범행”

도난당한 자신의 차량이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본 소방관과 절도범 사이에 황당한 추격전이 벌어졌다.

김모(45)씨는 지난 22일 문득 부모님 산소에 들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울증을 앓고 있던 그는 부모님 기일이 아닌데도 무작정 산소로 갈 채비를 했다.

하지만 타고 갈 차가 없었다. 그는 이날 오후 11시 30분께 전북 익산시 오산면의 한 도로에서 1t 트럭을 훔쳤다.

트럭 문이 열려 있었고 키 박스에 열쇠도 꽂혀 있어 손쉽게 시동을 걸었다.

부모님 산소가 있는 김제시 백구면 야산에 도착한 김씨는 부모님께 예를 갖춘 뒤 훔친 차를 타고 산에서 내려오려고 했다.

산속에서 차를 몰던 중 바퀴가 흙길에 빠져 오가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김씨는 대범하게 차를 버리고 500m가량을 걸어 한 소방서 앞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소방관 최모(28)씨의 아반떼 차량을 발견했다.

문이 열린 차 안에 열쇠도 있어 또다시 차량을 훔쳤다.

김씨는 차를 타고 백구면 인근을 배회하며 25㎞가량 주행했다.

소방서를 나온 최씨는 자신의 차량이 사라진 사실을 알고 화들짝 놀랐다.

분명 전날 주차해 둔 차가 온데간데없었다.

이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최씨의 눈앞으로 자신의 차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어어 뭐야. 저거 내 차인데.”

차량 번호를 재차 확인한 최씨는 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목격하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황당한 최씨는 동료의 차를 몰고 자신의 차 뒤를 쫓았다.

범인을 잡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최씨는 섣불리 다가서지 않고 조용히 차량 뒤를 밟았다.

그는 김씨가 한 교회 앞 주차장에 차량을 대고 교회로 들어가는 모습을 포착했다.

최씨는 “누가 내 차를 타고 다닌다. 용의자가 이제 막 교회로 들어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교회에 있던 김씨를 체포했다.

그는 2014년 음주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김씨는 “부모님 산소에 가려고 차를 훔쳤다. 마침 차 안에 열쇠도 있어 충동적으로 훔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제경찰서는 24일 절도 등 혐의로 김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