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충북소방종합상황실·제천소방서 전격 압수수색 단행
대원들 “목숨 걸고 불 껐는데…그만둬야 하나 자괴감” 탄식29명의 희생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대응 부실 논란과 관련, 경찰이 15일 소방당국을 전격 압수 수색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압수수색 중인 제천소방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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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본부가 압수 수색을 당한 것은 1992년 4월 본부 설치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다.
제천소방서는 1979년 개청 이래 39년만에 처음 겪는 수모다.
경찰은 압수 수색과 동시에 이날 오전 충북도청 본관 3층의 상설 감사장에 감사실을 차린 뒤 소방본부 측에 요청해 필요한 자료를 받고 있다.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한 제천 화재 참사 이후 큰 충격에 빠졌던 소방 직원들은 입을 꾹 닫은 채 침통한 표정으로 수사관들의 요구에 응하고 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인명 피해를 초래한 죄인들이 무슨 할 얘기가 있겠느냐”며 자리를 급히 피했다.
제천 화재 참사 현장에서 진화와 구조를 맡았던 제천소방서 직원들도 첫 압수수색에 당혹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다. 취재진의 접근을 1층부터 차단한 채 말을 아끼고 있다.
제천소방서 관계자는 “전격적으로 이뤄진 압수 수색이 너무 당혹스럽고 힘들다. 나가 달라”고 취재진들에게 완곡하게 요청했다.
경찰은 제천소방서의 서장실과 소방행정과, 대응구조과, 예방안전과 등을 돌며 컴퓨터와 서류를 챙기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오후 3시 53분 첫 신고 이후 초기 대응이 적절했는지, 무선은 과연 불통이었는지, 2층 진입 지연에 대한 잘잘못은 있는지 등을 낱낱이 따져볼 방침이다.
제천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서이 문을 연 이후 첫 압수수색”이라며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화재를 진압했던 직원들이 상당히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천 화재 이후 신고 접수 후 현장으로 출동할 때마다 대원들이 불안해하고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불면증에 시달리고, 자괴감이 든다며 그만둬야겠다고 말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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