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1차전 알 아흘리와 1-1 무승부
아쉽지만 나쁘지 않은 결과다. K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아시아챔피언’을 노리는 FC서울이 사우디 원정을 잘 막았다.FC서울은 22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지난해 준우승팀 알 아흘리(사우디)와 1-1로 비겼다. 데얀이 전반 9분 선제골을 넣으며 휘파람을 불었지만 후반 36분 통한의 동점골을 내줬다. 폭염과 야유의 텃세를 뚫고 거둔 값진 무승부.
새달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이 열리는 만큼 서울은 한결 유리한 위치에 섰다. 서울이 안방에서 이기거나 0-0으로 비기면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챔스리그 4강에 진출한다.
빡빡한 경기였다. 서울은 초반 전열이 정비되지 않은 틈을 타 데얀이 기습 선제골을 넣었다. 사우디는 아직 시즌을 시작하지 않아 조직력이 매끄럽지 않았다. 그러나 홈에서 한 골을 내준 데다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며 실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에이스’ 브루노 세자르(브라질)와 석현준을 앞세워 골문을 두드렸다. 조별리그와 16강을 거치며 참가팀 중 최다인 16골을 몰아친 화력을 자랑했지만 결국 후반 술탄 알사와디가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서울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한판이었다.
기자회견실에 들어온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속 타는 경기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힘든 원정에서 나쁘지 않은 결과다. 아직 90분이 남았다”며 눈을 빛냈다. 최 감독은 “축구는 예측할 수 없는 경기”라면서 “홈에서는 이번에 보여 주지 못한 강한 모습, 제대로 된 FC서울의 경기를 보여 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저우 헝다(중국)는 레퀴야(카타르)를 2-0으로 물리치고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태극형제’는 나란히 90분 풀타임을 뛰었는데 광저우의 무실점을 지킨 수비수 김영권이 레퀴야의 ‘창’ 남태희에 판정승을 거뒀다. 곽태휘의 알 샤밥(사우디)과 김창수의 가시와 레이솔(일본)은 1-1로 비겼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2013-08-23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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