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도 수비도 ‘우물 안 개구리’… 뼈아픈 예방 주사

공격도 수비도 ‘우물 안 개구리’… 뼈아픈 예방 주사

최병규 기자
입력 2019-11-20 23:00
수정 2019-11-2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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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3경기 연속 무득점 도마에

손·황 고립… 섣부른 태클 ‘갈 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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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의 평가전을 마치고 20일 귀국한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스1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마치고 20일 귀국한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스1
솜방망이 공격력과 모래알 수비,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우물 안 개구리’였다. 공격은 허약했고 제법 강한 줄 알았던 수비는 아직 아시아권에서만 통하는 수준이었다. 지난 20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브라질에 당한 0-3 완패는 내년 카타르대회에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일구려는 한국 축구에 적지 않은 과제를 떠안겼다.

세 경기 연속 무득점이 보여 주듯 허약한 공격력이 먼저 도마에 올랐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은 브라질 선수들을 위협하며 고군분투했지만 혼자서 상황을 바꾸는 건 한계가 있었다. 2선의 공격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원톱인 황의조(27·지롱댕 보르도)는 철저히 고립되면서 제대로 된 슈팅 한 번 날릴 기회를 찾지 못했다.

일각에선 후방부터 차곡차곡 패스를 쌓아 나가며 공격의 길을 뚫어 가는 이른바 ‘빌드업’을 중요시하는 ‘벤투 축구’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대한민국에 빌드업 전술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더 발전시켜서 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도 뒤로 물러나 수비에 치중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맞붙었다. 실점 이후엔 적극적인 전방압박도 시도하며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마무리에서 세밀함이 부족했다.

첫 번째 실점 장면에서 수비 조직력이 와해되는 모습과 황의조가 파비뉴에게 섣부른 태클로 프리킥 골에 빌미를 내준 장면 등은 벤투호의 갈 길이 아직 멀었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 줬다. 중앙수비수 김민재(23·베이징 궈안)는 “첫 번째와 세 번째 실점 때 (수비) 조직력이 흐트러진 게 문제였다”면서 “많이 배운 경기였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이번 평가전에서 벤투호는 한국 축구의 수준을 냉정하게 확인함으로써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위한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았다. 이런 평가전이라면 실점과 패배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는 것이 대표팀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축구팬들의 목소리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9-11-2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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