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6·25참전 민간인 ‘노무자’ 유해 첫 신원 확인

軍, 6·25참전 민간인 ‘노무자’ 유해 첫 신원 확인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1-23 10:41
수정 2017-11-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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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당시 전장에서 전투지원 활동을 한 민간인 노무자 유해의 신원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3일 “6·25 전쟁의 비군인 참전 노무자 고(故) 김아귀 님 유해의 신원이 확인됐다”며 “최초로 비군인 참전 노무자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이날 경북 상주에 있는 김아귀 씨의 아들 김학모(78) 씨 자택에서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 국방부 장관 위로패, 유품 등을 전달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할 예정이다.

김아귀 씨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0월 노무단 제5009부대(103사단 109연대) 소속으로 강원도 양구군 일대 ‘피의 능선’ 전투와 ‘단장의 능선’ 전투에 참가했다가 전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1911년 상주에서 7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난 김 씨는 1933년 결혼해 슬하에 3남 3녀를 뒀으나 40세이던 1951년 5월 대구 노무단 양성소에 들어가 노무단 제5009부대에 배치됐다.

유엔군은 1950년 말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황이 불리해지자 긴급히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민간인을 뽑아 ‘한국노무단’(KSC: Korea Service Corps)을 창설했다.

노무단은 전선으로 탄약, 연료, 식량 등 보급품을 운반하고 부상자 후송, 진지 공사, 도로·교량 보수를 하는 등 전투 지원 임무를 수행했다.

당시 노무자는 주로 지게를 지고 보급품을 날랐는데 이를 본 미군은 지게 모양이 알파벳 ‘A’와 비슷한 데 착안해 이들을 ‘A 프레임 부대’(A Frame Army)로 부르기도 했다.

김씨의 유해는 강원도 양구군 동면 월운리 수리봉 일대에서 2010년 10월과 2012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플라스틱 숟가락 등 유품과 함께 발굴됐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신원을 알아낼 수 있는 단서가 없어 어려움을 겪던 중 올해 6월 김 씨의 아들 2명의 유전자를 채취하게 돼 유전자 검사를 거쳐 신원을 확인했다. 김 씨의 유해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아들 김학모 씨는 어머니가 남편을 평생 그리워하다가 2010년 돌아가셨다며 “아버지의 유해를 찾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제라도 아버지의 유해를 볼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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