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합의안 왜 부결됐나

금호타이어 노사합의안 왜 부결됐나

입력 2010-04-09 00:00
수정 2010-04-09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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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의 노조가 회사 회생에 막대한 타격이 우려되는데도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부결시킨 배경은 무엇일까.

 금호타이어 노조가 7-8일 이틀에 걸쳐 시행한 2010년 임단협 노사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임금과 단체협상 부문에서 각각 44%와 43%라는 낮은 찬성률을 기록하면서 결국 부결됐다.

 이로써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는 노사 관계가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채권단의 긴급 자금지원이 불투명해지는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날 투표 결과는 노조 내부의 강경파와 중도파 등 계파 간 갈등으로 애초부터 박빙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됐었다.

 하지만,워크아웃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할 때 협상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찬성 쪽으로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낙관론이 우세했다.

 특히 합의안이 부결될 때 닥쳐올 결과가 법정관리 등 회사의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서 가결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이는 이번 협상에서 기본급과 상여금,각종 수당 등을 포함해 임금 삭감 폭이 실질 임금의 무려 40%에 달하는 점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파업 찬반투표에서 72.34%라는 높은 찬성률로 강경 기류를 반영한 것처럼 노조 내부 강경파의 입김이 예상보다 강하게 작용하면서 조합원들 개인의 투표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공대위’,‘금해투’,‘민노회’ 등 일부 강경파 조직은 대자보를 통해 이번 협상 결과를 두고 ‘굴욕적이고 치욕적인 교섭’이라고 주장하며 잠정 합의안에 대한 투표에서 사실상 부결운동을 벌였다.

 이에 노조 집행부가 ‘대자보에 대한 입장’이라는 공지사항을 통해 “부결운동을 진행하려면 당당히 조합원 동지들 앞에 나서야 하고 만약 부결된다면 이후 상황에 어떤 대책이 있는지,그 이후의 상황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납득할 수 있는 분명한 입장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합의안 부결에 따라 금호타이어 현 노조 집행부는 지도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게 됐고 회사는 채권단의 결정 여부에 따라 회사의 법정관리나 청산 등 최악의 길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특히 그동안 ‘금호타이어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고 노사협상 과정에서 원만한 타협을 촉구했던 지역 경제계와 시민,280여개 협력업체에 미칠 충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합의안 부결로 금호타이어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친 가운데 지역 경제계에 몰고 올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사뭇 주목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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