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마진거래’ 증권사의 새 블루오션?

‘FX마진거래’ 증권사의 새 블루오션?

입력 2010-05-04 00:00
수정 2010-05-04 00:1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표적인 초고위험 투자상품군으로 개인이 외국환율에 투자하는 FX마진거래(외환차액거래) 시장에 최근 증권사들이 연이어 뛰어들고 있다. 출렁이는 외환시장에 뛰어드는 개인투자자를 증권사의 새 수익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미지 확대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한국투자증권이 FX마진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최근 6개월 동안 대우, 현대, 키움증권 등 10개 증권사가 FX마진거래 서비스에 돌입했다. 기존의 선물업체를 포함하면 서비스 회사는 모두 17곳. 하나대투증권과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4곳도 올해 안에 시장진입을 준비 중이다. 고객잡기에도 열심이다. 거액의 상금을 건 모의투자경연대회를 여는가 하면 지역별 무료 강연회에,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업그레이드까지 분주하다. 증권사들은 FX마진거래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본다. 손오창 하나대투증권 선물영업부 과장은 “단기 고수익의 매력에 최근 시장이 7배나 성장했다.”면서 “향후 더 많은 고객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선 시장이 매년 20%씩 성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문제는 환시장이 내포한 높은 위험성이다. FX마진거래는 은행이나 대규모 거래자에게만 허용됐던 외환딜링을 개인도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특히 증거금(마진) 제도를 도입해 작은 돈으로 큰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레버리지 효과인데 다른 시각에서 보면 그만큼 큰 위험을 뜻한다. 금융당국이 허용하는 레버리지 효과가 20배. 가진 돈의 20배를 굴린 것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도 20배로 커질 수 있다.

손실을 본 사람도 많다. 지난해 5월 금융감독 당국이 조사한 결과 FX마진거래 투자자 가운데 90%가 손실을 입었다. 단 5개월 동안 손실액수도 449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고수익의 달콤한 유혹에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해외파생상품 거래 중 FX마진거래 비중은 절반(50.7%)을 넘었다. 거래 건수는 382만건, 금액으론 3조 3500억달러에 이른다. 때문에 마케팅의 강도가 세질수록 금융회사는 살찌고 투자자는 야위어만 가는 악순환이 늘 것이란 우려도 깊다. 금감원 관계자는 “환율은 개개인의 분석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복잡한 변수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환투자에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장의 과열을 좀 더 지속적으로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정서린기자 whoami@seoul.co.kr

2010-05-04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