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굶겨 죽이는 약물 찾았다”

“암세포 굶겨 죽이는 약물 찾았다”

입력 2012-02-23 00:00
수정 2012-02-2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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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동물실험서 ‘메트포르민’ 암 사멸효과 확인

암세포 성장에 필수적인 에너지를 약물로 차단해 항암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과 정재호 교수는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와 공동으로 체내에서 에너지 생성을 억제하는 당뇨병치료제 ‘메트포르민’과 당대사 억제물질인 ‘2-디옥시글루코스’를 함께 투여하는 생쥐 실험을 한 결과 암세포가 약 절반 정도로 줄어드는 효과를 관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발간하는 항암제 전문 저널인 ‘분자종양치료(Molecular Cancer therapeutics)’ 최근호에 하이라이트 연구성과로 선정됐다.

의료진에 따르면 당뇨병치료제 성분인 메트포르민은 암세포 내 에너지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생성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또 ‘2-디옥시글루코스’는 포도당처럼 쉽게 암세포 속으로 들어가지만 에너지로 만드는 대사작용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암에 걸린 생쥐에 두 성분을 함께 투여한 뒤 21일이 지나자 종양의 크기가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48% 수준으로 작아졌으며, 종양의 무게도 대조군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암세포 내부로 외부 에너지가 전달되는 것을 막아 세포를 굶김으로써 종양을 괴사시킨 셈이다.

정재호 교수는 “현재 사용되는 항암 표적 치료제는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에서 내성이 발생하는 게 문제”라며 “종양의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 대사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을 찾아냄으로써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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