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양적완화 파장] 엔 가치 10% 하락땐 車수출액 5조원 감소

[日 양적완화 파장] 엔 가치 10% 하락땐 車수출액 5조원 감소

입력 2013-01-23 00:00
수정 2013-01-2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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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긍긍 국내 자동차 업계

‘엔화가 10% 하락하면 자동차 수출은 5조원가량 감소합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렸던 국내 자동차업계가 엔화 가치하락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엔화(100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180원대에 들어섰다. 또 최근 엔·달러 환율은 장중 90엔 선까지 치솟으면서 수출 경쟁국인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높아짐(엔화 가치 하락)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이 싸지는 일종의 ‘세일’ 효과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가 최근 발간한 ‘엔화 약세와 자동차산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1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 453억 달러(약 48조 4710억원)를 기준으로 환율이 10% 떨어지면 연간 수출액이 약 54억 달러(5조 7000억원) 줄어드는 셈이다.

지난해 1월 2일 100엔당 1501.6원이던 원·엔 환율은 지난 18일 1174원까지 하락했다. 1년 사이 약 22%가 떨어진 것이다. 단순 비교하면 한국 자동차 업체의 수출이 11조원가량 타격을 받았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반면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이 1엔 상승할 때 토요타의 연간 영업이익은 350억엔(약 4108억원) 정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 세계 1위를 탈환한 토요타를 필두로 닛산과 혼다 등의 강력한 가격 공세가 예상된다. 바로 이 같은 영업 외적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인센티브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미국 시장에 토요타는 자동차 1대당 전년보다 7.6% 증가한 평균 1756달러의 인센티브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는 1573달러의 인센티브를 사용했다. 따라서 같은 가격의 차종이 실제 소비자가 구매할 때는 200달러의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현재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주력 차종인 엘란트라(아반떼)에는 토요타의 코롤라, 쏘나타에는 캠리, 싼타페에는 라브4라는 맞수 차량이 경쟁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이미지가 높고 가격까지 싼 일본 차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당분간 엔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얻은 이익을 일본 업체들이 가격 인하에 쏟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는 엔화 가치 하락뿐 아니라 신차 기근 등으로 지난해와 같은 실적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3-01-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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