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발 묶인 SI업체들 해외로 눈 돌린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발 묶인 SI업체들 해외로 눈 돌린다

입력 2013-11-15 00:00
수정 2013-11-1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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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쿠웨이트 62억원 규모 전력수요관리사업 수주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 국내에서 발이 묶인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본래 SI 기업은 소속 그룹의 지원 계열사 성격이 강하다. 그렇지만 독자적인 신사업을 개척하면서 실적도 눈에 띄고 있다.

LG CNS는 14일 쿠웨이트에서 현지 파트너사인 라이프에너지와 공동으로 약 62억원 규모의 ‘전력 수요 공급자 관리’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쿠웨이트의 무바라크 알카비르 지역 내 90개 유치원 및 초중고교에 조명·냉방 장치, 수도 시설 등의 중앙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산유국인 쿠웨이트는 자국민에게 전기료를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에너지 낭비가 심해져 최근 블랙아웃(대규모 정전)까지 경험하자 정부 차원에서 에너지 절감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LG CNS는 에너지 관리 솔루션인 ‘스마트 그린 솔루션’을 제공하고 이를 운영한다.

김지섭 LG CNS 상무는 “스마트 그린 솔루션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는 신호탄”이라고 자평했다.

SK C&C는 근거리 무선통신(NFC) 스마트카드의 중국, 싱가포르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SK C&C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된 650만개만 해도 매출 300억원이 넘는 수준”이라며 “해외 시장은 훨씬 더 규모가 클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SK C&C는 모바일 결제를 위한 신뢰기반서비스관리(TSM) 사업도 추진해 최근 유럽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삼성SDS는 이미 지난 7월 국내 공공·금융 부문 사업의 철수를 선언한 뒤 해외에서 물류 정보기술(IT), 스마트타운 사업 등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SNS와 합병해 SNS 측의 해외 판매·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본사 기준 삼성SDS 9.7%, LG CNS 9.9%, SK C&C 3.1% 등이다.

SI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IT 기반 및 관련 제도가 지역마다 천차만별이고, 특히 제품 판매 이후 유지보수를 해줘야 하는 특성상 해외 IT 인력난도 자주 겪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해외 사업이라고 해도 계열사 해외 법인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공공부문 사업 수주도 어려워졌다.

SI 업계 관계자는 “그룹사 소속 SI 업체는 이제 기존 방식만으로는 기업의 영속성을 지키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해외에서 유지보수 부담이 적은 솔루션 판매 등으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3-11-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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